[여긴 어디] 쪽빛 바다 품은 황홀한 단풍길 ‘물미해안도로’

입력 2023-11-20 09:45

경남 남해군 동쪽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물미해안도로’를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오색 단풍으로 물든 육지와 푸른 바다가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물미’는 물건리와 미조항의 앞 글자를 따왔다. 이 해안도로 북쪽으로 ‘보물섬 전망대’와 물건리가 자리하고 남쪽으로 가면 미조항에 닿는다. 바다 바로 옆을 굽이치는 도로를 달리면 차가 코너를 돌 때마다 바다로 뛰어들 것만 같다.

삼동면 대지포 해안 벼랑 위에 ‘보물섬 전망대’가 있다. 원통형 전망대는 스카이워크 겸 카페다.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유리로 마감한 바닥 아래로 절벽과 바다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물건리 바다 곁에는 방조어부림(防潮魚付林)이 있다. 마을 주민들이 300년 넘게 가꿔온 1.5㎞ 규모의 거대한 방풍림이다. 방조림 가까운 곳에 독일 마을이 자리한다. 1960년대 초 우리나라 경제건설의 바탕이 된 소중한 외화를 벌기 위해 독일로 떠났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모여 사는 곳이다.

미조항 인근에도 새로운 명소 ‘설리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다. 길이 79.4m, 폭 4.5m, 주탑 높이 36.3m로 비대칭형 캔틸레버(한쪽 끝은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아니한 상태로 있는 보) 교량이다. 43m의 캔틸레버 위 스카이워크 유리는 12㎜ 판을 삼중으로 접합해 안전하다. 유리를 지나면 ‘스카이워크 그네’다. 높이 38m의 스카이워크 끝단에서 타는 그네는 짜릿한 스릴감을 선사한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