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당·공포·독재’… 비명계 간담회서 나온 말

입력 2023-11-20 06:47 수정 2023-11-20 10:37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의 간담회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에 윤영찬, 조응천, 이원욱 의원 등이 참석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첫 공식 행보로 주최한 청년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독재’ ‘공포’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현재 민주당의 상태를 지적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인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 간담회를 열고 당내 청년 인사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박한울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수석대변인 등을 포함해 청년 당원 11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주당이 민생 관련 정책을 주도하지 않고 ‘이재명 지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전 부대변인은 “여야가 지난 5월 전세사기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6개월에 한 번 보완입법을 한다고 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집권 여당이 폭정을 하면 (야당은) 국민을 지켜야 하는데 국민한테 지켜 달라고 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탄핵소추에 대해 “국민이 뭐라고 하겠나. ‘이재명 지키기’라고 할 것 아닌가. 우선순위가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유재호 전 성남시의원은 “민주당은 민주가 빠진 이재명 사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에 만연했던 문제가 이재명 대표가 권력을 잡으면 나라 전체로 퍼질 거라 예측했다. 그런데 불길한 예측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가 엔씨소프트와 체결한 판교 구청사 예정지 매각 관련 업무협약(MOU)에 반대했다가 시의원 임기 동안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민재 경남도당 대학생위원장도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해 전국 상설위원장에게 서울 집회에 오라며 온 당력을 집중했는데, 전세사기 피해로 죽은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당력을 집중해본 적 있느냐”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당내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박한울 전국대학생위 수석대변인은 2021년 4·7 보선 참패 원인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론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강성파 당원들이 집중적으로 공격한 이른바 ‘초선 5적’ 상황을 언급하면서 “그때 대다수 의원이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이 참석자들에게 “민주당 하면 바로 떠오르는 단어를 말해 달라”고 하자 ‘경색’ ‘독재’ ‘내로남불’ ‘도긴개긴’ ‘공포’ ‘조선(시대)’ 등이 언급됐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사회가 어쩌다 보니 정치가 사라지고 정쟁만 남은 사회,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정치인 양 행동하는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도 “목소리를 내면 거기에 따른 후폭풍이 컸던, 거의 죽도로 얻어맞아야 하는 이런 상황이 공포와 독재와 경색 분위기를 만든 것 아니냐”며 “민주당은 침묵의 나선 이론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6일 출범한 원칙과 상식 모임은 앞으로 주 2회 각계와 만나 당 쇄신과 윤석열정부 비판을 위한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윤 의원은 간담회가 끝난 뒤 “조만간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 분들을 만나 왜 우리 당을 떠나게 됐는지 얘기를 들을 것”이라며 “세를 넓히기 위해 여러 분과 접촉하고 모이는 행사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