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3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23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7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양희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G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27언더파 261타를 기록한 양희영은 재미동포 앨리슨 리(28)와 하타오카 나사(일본)의 추격을 3타 차 공동 2위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9년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 이후 4년 9개월 만의 통산 5승째다. 이 대회 우승은 2019년 김세영(30·메디힐), 2020년과 2021년 고진영(28·솔레어)에 이어 세 번째다.
양희영이 미국 본토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4차례 우승은 태국(3승)과 국내(1승)에서 거둔 것이었다.
우승 상금은 이 대회 전까지 자신이 획득한 상금보다 많은 200만 달러(약 26억 원)다. 양희영은 이 대회 전까지 19개 대회에서 116만5834달러를 획득하고 있었다.
이번 우승으로 양희영은 15년간 총 328경기에 출전, 통산 상금 1388만2919달러(약 180억 원)을 획득했다. 한 경기당 평균 수입은 4만2326달러(약 5487만 원)다.
통산 상금액 부문 전체 12위로 한국 선수로서는 통산 1826만2344달러(약 236억7713만 원)를 벌어 들인 박인비(35·KB금융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양희영의 우승으로 올 시즌 LPGA투어 한국 군단은 총 5승을 합작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고진영이 2승, 김효주(28·롯데)와 신인상을 확정한 유해란(22·다올금융그룹)이 각각 1승씩을 거뒀다.
하타오카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양희영은 3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7번(파4)과 8번 홀(파3)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채 전반 9홀을 마쳤다.
반면 하타오카는 전반에만 버디 2개로 2타를 줄여 1타 차 단독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10번 홀(파4)에서 기분 좋은 버디로 후반을 출발한 양희영은 13번 홀(파4)에서 샷 이글을 잡아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타오카가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이후 경기 흐름은 양희영 쪽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하타오카가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1타 차 단독 선두로 승기를 잡은 양희영은 17번(파5)과 18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켜 완승을 거뒀다.
양희영은 우승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첫 우승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여기에 많은 팬들이 있는데 그들 앞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나를 의심하기도 했다. 특히 팔꿈치 부상을 당한 이후에는 선수생명이 2, 3년 안에 끝날 것을 걱정했었다”며 “의사들과 팀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섰고, 그래서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양희영은 올 시즌 최연장 우승자로 이름을 남겼다. 그 의미에 대해 그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하라고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릴리아 부(미국)는 4위(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에 입상하면서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했다. 부는 올해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뒀다.
부는 최종전에서 25만 달러의 상금을 추가해 시즌 상금 323만1968달러가 돼 셀린 부티에(프랑스·314만3697달러)를 근소하게 따돌리고 상금왕 타이틀도 차지했다.
상금으로 포인트를 매기는 '레이스 투 CME 글로브'에서도 1위를 차지해 100만 달러의 보너스 상금도 획득했다.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5위(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에 입상하면서 공동 13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에 그친 김효주를 제치고 최저타수상을 확정했다.
김아림(27·한화큐셀)은 공동 16위(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 김세영과 최혜진(24·롯데)은 공동 23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 유해란이 공동 36위(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