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상장사는 인기 테마 업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관련 회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단기간에 주가를 상승시켰다. 주가가 급등하자 최대주주와 관련 투자자들은 전환사채(CB) 전환 및 매도를 통해 대규모 차익을 실현했다. 이후 A사는 신사업 관련 회사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사업 추진을 철회했다.
금융감독원은 A사처럼 인기 테마 업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뒤 투자자를 속이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행위에 엄정 대응한다고 19일 밝혔다. 금감원은 앞서 올해 반기보고서를 대상으로 신사업 추진현황 실태분석에 나선 결과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주요 7개 테마 업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233개 상장사 가운데 129개사가 현재까지 관련 사업을 전혀 추진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이들 기업은 대체로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등 투자 고위험 종목인 경우가 많았다. 또 사업 추진 역량이나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신사업을 추진해 추가 불공정거래 연계 개연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상습 공시위반 전력과 빈번한 자금조달도 신사업 미추진 기업들의 특징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앞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심사·감리 역량을 집중하고 회계처리 적정성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미 18개사를 회계위험이 있는 심사대상으로 선정했다.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포착된 기업에 대해서는 기획조사에 착수했다. 향후 주요 신사업을 발표한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면 매매 동향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신사업 미추진 기업의 자금조달 목적 증권신고서에 대해서도 신사업 진행실적 및 향후 계획 등을 중점 심사하기로 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