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디즈니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광고 중단에 나섰다. 엑스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언급한 반유대주의 발언 여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애플, 디즈니, 워너브로스 디스커버리, 파라마운트 글로벌, NBC유니버설과 모회사 컴캐스트, 라이온스게이트 엔터테인먼트, IBM, 소니 등이 X광고를 중단했다며 “이번 광고 중단 사태는 머스크가 자초한 드라마”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머스크가 X에서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지지한 것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면서 점점 더 많은 광고주가 광고를 중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15일 ‘유대인들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의도적으로 부추긴다’는 취지의 한 X 이용자 글에 “당신은 진실을 말했다”고 동조하는 댓글을 썼다. 또 비영리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을 비판하는 글도 올렸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머스크 글을 지목하며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적 증오를 조장하는 혐오스러운 행위”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진보 성향 단체인 미디어 매터스는 지난 17일 IBM, 애플, 오라클 등의 기업 광고가 X의 반유대주의 콘텐츠 옆에 배치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IBM은 성명을 통해 “자사 광고가 X의 친나치 게시물 옆에 게재됐다.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머스크는 “다수의 대형 광고주는 언론 자유의 가장 큰 억압자”라며 광고 중단을 선언한 기업들을 비난했다. 또 “월요일 법원이 열리면 미디어 매터스와 이 사기적 공격에 공모한 모두를 상대로 폭탄 소송을 내겠다”며 “미디어 매터스는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광고주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냈다”고 적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허위 정보 확산 등을 이유로 X 광고 중단을 결정했다. 폴리티코는 EU 집행위가 X에 올라온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과 관련 허위정보를 문제 삼았고, 이런 플랫폼에 광고를 올리는 건 평판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여긴다고 보도했다.
한편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여행을 목표로 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 2차 시험발사를 진행했는데, 우주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스타십은 이날 오전 7시 3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 발사 시설에서 발사돼 2단 로켓 분리에 성공하며 90㎞ 상공까지 올랐다. 스타십은 ‘슈퍼헤비’로 불리는 로켓(1단)과 우주선을 겸하는 ‘스타십’(2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시험비행은 240㎞ 궤도까지 오른 뒤 지구를 한 바퀴 돌아 하와이 인근 태평양 해상에 착수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슈퍼헤비는 분리 직후 멕시코만 상공에서 폭발했고, 우주선 부스터는 발사 8분 만에 통신이 두절됐다.
궤도비행엔 실패했지만 지난 4월 1차 발사 때보다 비행시간(2배), 비행고도(3배)가 늘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엑스는 “엔진 33개가 모두 성공적으로 작동해 2단 분리까지 해냈다”며 “이날 시험발사는 스타십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