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 숨진 주인 곁 3개월 지킨 “기적의 개 피니”

입력 2023-11-19 07:30 수정 2023-11-19 07:30
16일(현지시각) 미 콜로라도주 파고사 스프링스의 집에 잭 러셀 테리어종 '피니'가 앉아 있다. AP뉴시스

미국에서 등산 중 숨진 주인의 곁을 3개월 동안 지킨 강아지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국 콜로라도주 산후안산에서 70대 남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이 시신은 지난 8월 19일 등산길에 오른 뒤 실종된 리처드 무어(71)로 판명됐다. 그의 주검은 정상에서 약 2.5㎞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저체온증으로 나왔다. 저체온증은 사람의 방향감각에 혼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어는 산후안산의 해발 3810m 지검까지 가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19일 실종됐던 등산객 리처드 무어(71)와 그의 반려견 '피니'를 찾는 포스터의 모습. 콜로라도 실종자 단체 페이스북

민간 산악구조대는 숨진 무어의 곁에 있던 그의 반려견 ‘피니’를 발견했다. 구조대는 인근 동물병원에서 피니의 건강검진을 마친 뒤 가족에게 돌려보냈다.

피니는 구조될 당시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상태였지만 건강상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피니가 시신에서 가까운 시냇가에서 수분을 보충하고, 몸집이 작은 설치류 동물들을 사냥해 생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 작업에 참여한 델린다 반 브라이틴도 “피니가 인근 개울물을 마시고 다람쥐 같은 작은 동물을 잡아먹으면서 생존했을 것”이라며 “주인에 대한 충성심에 대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올해로 14살 된 피니는 ‘잭 러셀 테리어’ 종으로, 여우 사냥이 특기인 개로 유명하다. 현재 피니는 일상에 무사히 적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어의 아내 다나 홀비는 1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피니는 잘 지내고 있다. 피니의 체력은 예전 수준으로 거의 돌아왔다. 피니는 기적의 개”라고 전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