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봄] 이번 지스타가 ‘역대급’인 이유

입력 2023-11-17 15:03

올해 지스타가 유독 빛나는 건 참가사들이 사활을 건 ‘신작’을 대거 출품했기 때문이다.

16일 개막해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지스타 2023’은 속이 꽉 찬, 역대 최고급 지스타다. 이번 행사는 장르와 플랫폼 등 게임의 구조 측면에서 가장 다양성을 띄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인플루언서의 인기에 다소 편승했던 구조에서 게임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올라간 셈이다.

최근 게임 산업계는 경제 침체 여파로 다른 산업으로 뻗었던 날개를 접고 게임 개발에 몰두하는 추세다. 이번 지스타는 탈(脫)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기조가 특히 눈에 띈다. 게임사 넥슨이 장르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여러 게임을 흥행궤도에 올리며 두 자릿수 ‘캐시 카우’를 확보한 게 다른 게임사들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가 본격화한 영향도 크다.


‘다크 앤 다커 모바일’ ‘inZOI(인조이)’ 등을 이번 지스타에 출품한 크래프톤은 이번 지스타에서 가장 ‘핫한’ 부스로 꼽힌다. 지난해 출시한 신작이 다소 부진한 탓에 크래프톤은 새롭게 제작 중인 게임에 더욱 각별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크 앤 다커 모바일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이 특히 눈에 띈다. 약 70석 규모의 시연 부스는 BTC관 오픈 초기부터 관람객이 몰려 초반 3시간 가까운 대기 시간이 발생했다. 시연 시간은 15분이다.

다크앤다커 모바일 시연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크래프톤 제공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배틀 로얄 장르 시대를 연 크래프톤의 역량이 이 게임에 그대로 녹아있다. 생존과 탐험, 역할수행게임(RPG)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크래프톤 내 핵심 개발진이 블루홀 스튜디오로 모여 게임을 개발 중이다.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개발 기간에도 게임 완성도는 상당부분 올라와 있었다. ‘프로젝트 AB’로 작업이 시작됐다가 지난 8월 라이선스 계약 체결 후 ‘다크 앤 다커’ PC 버전 원작의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게임 내 주요 크래프톤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또 다른 신작 ‘inZOI(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게임이다. 약 30분가량 플레이해본 인조이는 유명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를 한 단계 끌어올린 인상이다. 실제 심즈, GTA와 같이 자유도 높은 도시 생활 게임의 니즈가 큰 해외에서 이 게임이 높은 기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게임은 손 씻기, 물 마시기, 운동하기, 친구 만나기, 고양이 쓰다듬기 등 생활 속 사소한 요인이 게임 안에 녹아있다. 캐릭터의 성향을 설정한 뒤 ‘자유의지’를 부여해 그의 생활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을 구성하고, 그들의 생활을 하나하나 지켜보는 것도 묘미다.


8년 만에 지스타에서 게이머를 만난 엔씨소프트는 ‘탈 리니지’를 향한 의지가 확연히 드러났다. 이번에 200부스 규모로 참가한 엔씨소프트는 시연존, 이벤트존, 특별 무대 등을 마련했다.

널찍하게 부스를 차린 엔씨소프트는 시연존에 ‘LLL’ ‘배틀 크러쉬’ ‘프로젝트 BSS’ 출품작 3종을 PC와 콘솔 기기로 체험할 수 있게 마련했다. 엔씨소프트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관람객이 직접 플레이해보기 위해 긴 줄을 섰다.

엔씨소프튼 다음 달 7일 출시하는 PC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신규 영상도 이번 현장에서 공개한다. ‘1인 던전’ ‘6인 파티 던전’ ‘길드 레이드’ 등에 대한 시연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 MMORTS ‘프로젝트G’와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프로젝트M’ 등 개발 중인 신작의 신규 영상도 공개한다.


이번에 최초 공개된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지스타에서 가장 팬덤이 큰 행사로 주목받는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에서 서비스하는 PC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 팬들 다수가 현장을 찾으면서 시연 부스는 2시간 가까운 대기열이 발생했다.

또한 2층 VR 체험존에는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가상현실(VR) 콘텐츠 시연존이 마련됐다. 스마일게이트는 “깜짝 공개된 VR 콘텐츠는 향후 로스트아크 모바일과 연동하여 다방면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100부스 규모로 참가한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Origin’ ‘데미스 리본’ ‘RF 온라인 넥스트’ 시연이 주를 이뤘다. 각각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쳐 RPG, 서브컬처 기반 수집형 RPG, SF MMORPG로 장르 다각화가 눈에 띈다.

세 게임의 시연 외에도 넷마블관에선 인플루언서 대전, 게임 랭킹 대결, 드로잉쇼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열려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이번 지스타 메인 스폰서로 참가한 위메이드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 ‘판타스틱4 베이스볼’ 2종을 시연대에 세웠다. 야구 게임과 MMORPG다. 메인 스폰서인 만큼 부스 규모도 크게 마련됐다. 위메이드는 다양한 부대 행사로 팬들과 소통했다.

부산=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