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을 빚은 육군사관학교가 이번엔 교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나선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독립전쟁 영웅실은 오는 30일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육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사는 이 같은 일정으로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착수했다.
독립전쟁 영웅실은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이회영 선생,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를 기리기 위해 2018년 육사 충무관에 마련된 공간이다. 이번 철거 작업으로 기존에 비치돼있던 명패, 전시물 등이 모두 회수된다.
독립전쟁 영웅실이 철거된 자리에는 ‘국난극복사 학습 공간’이 마련된다. 6·25전쟁, 베트남 전쟁사, 해외 파병사 등 시대별 국난 극복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육사 측은 “독립전쟁 영웅실 내부 개선공사는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려는 게 아니다”며 “독립군과 광복군의 항일무장투쟁을 포함해 주요 시대별 국난 극복 역사를 학습하는 공간으로 확대·개편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국방부는 무리한 흉상 철거 추진과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등으로 한국군의 역사에서 독립군과 광복군을 지워버리려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불필요한 이념 논쟁을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육사는 지난 8월 충무관 앞에 세워진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논란을 빚었다. 당시 육사는 홍 장군이 1921년 ‘자유시 참변’에 개입했었다는 이유로 정통성을 의심하며 철거를 밀어붙였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