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독립영웅실 철거 강행…“국난극복사 학습실로 교체"

입력 2023-11-17 08:32
민족문제연구소 회원들이 지난 9월 17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규탄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웅 기자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육군사관학교가 교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를 강행키로 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육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사는 오는 30일까지 교내 독립전쟁 영웅실을 철거할 계획을 세웠다.

독립전쟁 영웅실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이회영 선생,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를 기리기 위해 육사 충무관 내 마련된 공간이다.

앞서 육사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로도 논란을 빚었다. 육사는 교내 충무관 앞에 설치된 6명의 독립영웅 흉상 중 홍범도 장군 흉상은 외부로 이전하고 다른 흉상은 교내 다른 장소로 옮길 계획이다.

육사는 독립전쟁 영웅실 대신 ‘국난극복사’ 학습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임진왜란, 베트남 전쟁사, 6·25 전쟁사, 해외파병사 등 시대별 국난극복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우 의원은 “국방부는 무리한 흉상 철거 추진과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등으로 한국군의 역사에서 독립군과 광복군을 지워버리려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불필요한 이념 논쟁을 이제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광복회와 한국독립유공자협회, 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 등 24개 독립운동 관련 단체는 ‘독립운동단체연합’을 결성하고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과 독립영웅실 철거 백지화를 촉구하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