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한달 사이 절반 줄어… “글로벌 시장 불확실 여전히”

입력 2023-11-19 06:10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23 행사가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됐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공

지난 10월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자된 금액이 한달 만에 반토막이 났다. 투자 혹한기가 좀처럼 물러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혹한기가 본격화 됐을 때보다도 투자금액이 줄어들었다. 투자 전문가들은 4분기 역시 투자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고 봤다.

스타트업 민관 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총 투자건수는 96건, 투자금액은 2949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투자건수는 105건에서 9건밖에 줄지 않았다. 그러나 투자금액은 10월 들어 4229억원 줄어들어 전월 7178억원 대비 58.9% 감소했다.

올해 9월만 하더라도 투자 혹한기가 물러가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들어 처음 투자 금액이 전년 대비 성장한 달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는 투자 금액이 3861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85.9% 증가했다. 훈풍이 불 것이라는 예측이 한 달 새 꺾인 것이다.
올해 10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투자 규모 비교.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지난달 1000억원 이상 투자는 자취를 감췄다. 상위 투자 유치 기업은 100~350억원 사이에 포진했다. 금액별로는 300억원 이상 투자는 2건, 100억원 이상 투자는 9건이었다. 상위 투자 유치 기업 순으로 살펴보면 오토노머스에이투지(340억원), 모레(300억원), 비엠스마일(280억원), 파블로항공(210억원), 메쥬(180억원), 에스오에스랩(176억원), 메디픽셀(170억원), 에이아이트릭스(154억원), 쿼드마이너(150억원), 트웰브렙스(140억원) 등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여전히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드론배송 솔루션 등 테크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투자 금액이 가장 많았던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모빌리티는 박스카 형태로 12인승 무인 셔틀 ‘프로젝트 MS’와 300㎏ 이상 적재가 가능한 무인 배송차 ‘프로젝트 SD’다. 2위는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모레’였다. 모레는 다양한 AI 모델을 코드 변경 없이 엔비디아가 아닌 다른 업체의 AI 반도체에서 그대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황에 불고 있는 투자 한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고금리에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까지 겹겹이 악재가 쌓여 당분간 투자가 저조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특히 4분기는 펀드 마무리 단계로 연말에 더 큰 폭으로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VC 관계자도 “하반기 들어 각 투자 라운드 지표가 내림세를 보여 연말 투자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