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며 접수된 아파트 아랫집 민원에 심적 괴로움을 겪고 있다는 삼형제 엄마의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자신을 세 아들의 엄마라고 소개한 A씨는 커뮤니티에 ‘신생아 우는 소리 민원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글을 올려 자신의 고민을 전했다.
A씨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첫째와 3살짜리 둘째, 이제 막 신생아 딱지를 떼는 셋째와 살고 있는 엄마”라며 “오늘 아침 7시30분에 인터폰이 울려서 받아보니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다들 자고 있었는데 도대체 뭐가 시끄러웠는지 물어봤더니 새벽 내내 애 우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하더라”며 “첫째와 둘째는 통잠을 자고 아침에도 잠을 잔다. 즉 우리 집에서 새벽에 우는 아이는 신생아인 막내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아기 울음소리에 대한 민원이 들어온 날은 A씨 막내아들이 소아과에서 예방 접종을 받고 온 날이었다고 한다. A씨는 “접종을 받고 새벽에 아기가 보챈 건 사실”이라면서도 “오늘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소아과를 갔다 왔는데 그런(시끄럽다는) 소리까지 들으니 착잡하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파서 보채는 신생아가 우는 소리, 먹고 자고 우는 게 다인 아기의 울음소리에 대해 민원을 넣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내가 이기적인 것인지, 아랫집에는 뭐라고 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했다.
A씨는 ‘평소에도 소음이 심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새 집에 이사오자마자 소음 방지용 매트 시공에 수백만원을 쓰고 아이들에게 항상 실내화를 신기는 등 평소 층간소음을 막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도 신생아 우는 소리에 민원이 들어오는 사회라니, 이래서 저출산 시대인가 싶다”고 말했다.
A씨 고민에 네티즌들은 ‘배려 없는 사회’가 된 게 아쉽다는 반응을 주로 내놨다. 한 네티즌은 “한 번도 울지 않으면서 큰 아기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도 모두 주변에서 배려해줬기에 이렇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는 소리가 거슬리는 건 사실이지만 아파트에 사는 이상 감수해야 할 일’ ‘신생아가 우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어른이 쿵쿵거린다면 민원감이지만 신생아 울음소리조차 참지 못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등 의견도 나왔다.
반면 층간소음의 고통을 호소하며 아랫집의 민원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나도 아기 울음소리를 들으면 잠이 깨서 거의 매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밤에 잠을 못 자면 죽을 맛인 건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아이가 우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주변을 이해시키는 것은 부모 몫이다. 집집마다 과일이나 떡을 돌리며 양해 말씀을 구해보는 것은 어떤가”라고 조언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