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없애고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입시업체는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국어·수학 등 주요 과목의 난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수능 출제기조 분석에 나선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도 약간 더 어려웠다고 EBS 현장교사단은 평가했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서울 덕수고 윤혜정 교사는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작년 수능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문제의 해석이 빠르다는 점이다. 예전 같으면 조건을 많이 주고 만족시키는 답을 찾도록 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며 “또한 작년 킬러문항은 풀이 과정이 길게 나오는데 (올해는) 계산량이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에서 느끼는 것은 지난해 수능과 9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성적 분포에는 킬러문항 배제에 따라 N수생 유입이 커진 점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올해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3442명 줄어든 50만458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재학생이 64.7%였고 졸업생은 31.7%, 검정고시생 등 기타 지원자는 3.6%였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