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던 배영빈(23)이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됐다.
롯데 구단 측은 16일 “오전에 열린 징계위원회 결과 배영빈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음주운전 자체가 큰 범법행위인데 나아가 구단에 자진 신고도 하지 않고 은닉한 행위를 중대한 사안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에 출석한 배영빈은 “너무 후회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결과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배영빈은 지난달 23일 서울 모처에서 술을 마신 뒤 주차된 차량을 골목에서 빼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배영빈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배영빈은 적발된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롯데는 지난 11일이 돼서야 다른 경로를 통해 배영빈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롯데는 곧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서울고와 홍익대를 졸업한 배영빈은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빠른 발과 콘택트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육성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짧은 담금질을 거쳐 지난 5월 9일 정식선수로 전환됐고 곧장 1군에 등록됐다. 배영빈은 1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3(16타수 5안타), 2루타 2개, 1도루, 2득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프로야구 선수 커리어가 끝날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월 1군 등록 직후 롯데 자이언츠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배영빈은 “1군 콜업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행복했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육성선수 신화’를 기대했던 많은 팬들은 배영빈의 음주운전 소식에 더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태형 감독과 박준혁 신임 단장을 잇따라 선임하며 쇄신 분위기를 이어가던 롯데는 배영빈의 일탈 행위에 충격을 받은 분위기였다. 결국 롯데는 구단이 결정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