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꺾인 청년들의 비상을 위해” 교회 언니오빠들의 ‘의기투합’ 공연

입력 2023-11-16 15:53
갈보리교회 제공

경기도 성남시 갈보리교회(이웅조 목사)가 오는 18일 추수감사절을 기념해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상 속의 감사를 회복하도록 돕는 뮤지컬 ‘날아라, 박씨!’ 공연을 선보인다. 특별히 교회 청년들이 치열한 직장 생활 등을 병행하면서 땀 흘려 준비한 무대로 지역 주민과 감사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무료 공연으로 열린다. 15일 교회 카페에서 작품의 여주인공을 맡은 교회학교 사역자인 정보라(38) 목사와 작곡가 조한나(43)씨를 만났다.

이번 작품을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두 사람의 우연 아닌 기막힌 재회에서 시작됐다. 갈보리교회에 출석 중인 조씨는 20대 후반이었던 10여년 전 동갑내기 작가 정준씨와 불안정한 미래로 고민하던 중 자신들을 비롯해 또래 청년들의 이야기를 뮤지컬에 담아 선한 메시지를 전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기도하며 의기투합해 만든 뮤지컬 ‘날아라, 박씨’는 현실판 청년들의 이야기다. 가수의 꿈을 품고 있지만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평범하게 회사 생활을 하던 여주인공이 회사에서 해고된 뒤 단 하루 동안 뮤지컬 무대에 서는 스토리를 담았다. 나의 어떠함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정체성을 갖고 담대하게 살아갈 것을 전한다.

갈보리교회 제공

이 작품은 2011년 기적적으로 장로회신학대의 사경회 공연으로 첫 무대를 선보였다. 이후에도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13년 서울 대학로 등에서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데뷔작으로 올린 뒤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정 목사는 장신대 신대원생 시절 오디션을 거쳐 이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연기한 경험이 있다. 작품 출연을 계기로 배우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정 목사는 교회학교 사역과 배우 생활을 병행하면서 문화 사역의 비전을 품었다. 2017년 갈보리교회 교회학교 사역자로 부임한 정 목사는 ‘유스 브로드웨이’ 등 다음세대의 뮤지컬 사역을 담당했다.

우연히 조씨가 갈보리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알게 된 정 목사는 문화 사역의 시작점이었던 이 뮤지컬을 교회에서 올리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됐다. 그러던 중 이웅조 갈보리교회 목사가 뮤지컬을 올렸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정 목사는 “이 시점을 위해 하나님이 예비하신 퍼즐들이 맞춰진 느낌이었다”며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을 다시 만났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준비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배우진 16명 중 전문가는 2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출연진은 일상을 내려놓고 최고의 무대를 위해 더 큰 노력과 정성을 들이고 있다. 두 사람은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선한 메시지를 얻어가며 저마다의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뮤지컬 ‘날아라, 박씨!’의 여주인공 정보라(왼쪽) 목사와 작곡가 조한나씨. 갈보리교회 제공

“여주인공이 서른 즈음에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지 갈 바를 알지 못하며 방황하는데 저도 비슷한 시기에 이런 고민을 하면서 결국은 극복했는데요. 팍팍한 시대를 사는 관객들이 하나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존재임을 깨달으며 감사를 회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조씨)

“사단이 우리를 무너뜨릴 때 마치 우리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로 느끼도록 하는데요.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앞에 보배롭고 존귀한 존재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정 목사)

성남=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