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땅 보이는 전방 고지에” 전두환 유해, 파주 묻힌다

입력 2023-11-16 15:38 수정 2023-11-16 16:39
지난 2021년 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약 2년간 자택에 안치 중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해가 파주 장산리에 안장될 전망이다.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백골로라도 남고 싶다’던 고인의 바람을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1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오는 23일로 사망 2주기를 맞는 전 전 대통령의 유해가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 파주 장산리에 안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유해는 현재 유골함에 담겨 자택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장지는 높은 지대에 위치해 개성 등 북한 땅이 보이는 위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전 대통령은 생전 회고록에서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고 언급했다. 고인의 부인 이순자씨도 2021년 영결식에서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하셨다”며 “또 화장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도 하셨다”고 유언을 전했다.

그러나 전방 고지 대부분이 군 주둔지이고, 군부대를 벗어나면 지뢰가 매설된 곳이 대부분이라 장지를 구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유언대로 유해를 뿌리지는 않고, 유골함을 장지에 안치할 예정이다. 다만 장지 매입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당국과 조율도 이뤄져야 해 2주기인 오는 23일 안장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