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설치기사에게 음료수나 음식을 건네기 전 유통기한을 꼭 한 번 확인해 줄 것을 호소하는 글이 공유돼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날짜 지난 음료·음식 안 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자신을 배송·설치기사 부인이라고 소개한 뒤 “가끔 있는 일이 아닌 자주 있는 일이라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남편이 일을 다 마친 후 나갈 때쯤 고생했다며 음료수나 간식을 챙겨주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차에 타서 먹을 때도 있고 집에 갖고 올 때도 있는데, 그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남편이) 바빠서 바로 못 먹고 집에 가져왔길래 확인을 해보니 (유통기한이) 몇 개월 지난 음료수였다”며 “유통기한이 몇 년 지난 음료수를 받아온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내가 못 먹는 음식은 남한테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주실 때마다 날짜를 확인하는 게 번거롭겠지만, 고생하는 모습에 챙겨주고 싶다면 날짜를 한 번만 확인해 줄 수 없느냐”고 요청했다.
A씨는 “날짜 지난 음식은 안 주면 안 되겠느냐”며 “안 주면 할 일을 다 끝낸 후 (밖으로) 나오면 되지만 손에 쥐어주며 ‘고생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거절하겠느냐”고 토로했다.
A씨는 그러면서 “배송·설치, 케어 기사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며 아들이자, 딸이고 부모”라고 강조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주로 어르신들이 눈이 침침해 유통기한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음료수 등을 건넸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기분이 상할 수도 있겠지만, 어르신들이 유통기한을 잘 확인 못 해서 그럴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음식 등을 건넬 때는 날짜나 상태를 다시 한 번 보고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버리는 것은 귀찮고 저런 걸로 선심을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