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수험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필적 확인’ 문구에 관심이 쏠린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 응시자들이 매 교시마다 써내려간 문구는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였다.
올해 수능의 필적 확인 문구는 양광모 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에 나오는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로 나타났다.
‘필적 확인 문구’는 2005년에 치러진 2006학년도 수능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전 해 수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수험생들은 수능 매 교시마다 답안지에 적힌 필적 확인 문구를 직접 옮겨 적어야 한다.
필적 확인 문구는 수능과 모의평가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결정한다. 국내 작가 작품에서 12~19자 길이의 문구로 선정한다. 문구에는 사람 마다 필적이 다른 ‘ㄹ’ ‘ㅁ’ ‘ㅂ’ 가운데 적어도 하나가 2개 이상 포함돼야 한다. 필적을 감정하는 목적뿐 아니라 수험생에게 위로와 격려를 줄 수도 있는 메시지를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첫 필적 확인 문구는 시인 윤동주의 ‘서시’에 나오는 문구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로 선정됐다.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한용운의 시 ‘나의 꿈’에서 인용한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였다.
2022학년도에는 이해인 수녀의 시 ‘작은 노래’의 한 대목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였다. 2021학년도에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나태주 ‘들길을 걸으며’)였고, 2020학년도에선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박두진 ‘별밭에 누워’)였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