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최대 38만원! 반강제 굿즈!… 쇼트트랙 팬들 분노

입력 2023-11-16 10:24 수정 2023-11-16 12:41
대한빙상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 6년 만에 서울에서 쇼트트랙 월드컵이 열린다. 예매를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감은 티켓 가격이 공개되자 분노로 바뀌었다. 9개월 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대회보다도 비싼데다 응원석 예매를 하려면 각종 굿즈를 반강제로 사야 한다. 사흘 동안 경기를 모두 응원석에서 볼 경우 38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야 해 팬들은 주최 측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KB금융 CUP-ISU 쇼트트랙 월드컵 2023/24는 다음 달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장에서 열린다. 예선전이 치러지는 금요일은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 1만7000원(3층석 B)부터 3만9000원(2층석·응원석)이다. 같은 좌석이 토요일부터는 각 6만1000원, 8만3000원이었다. 응원석을 사려면 후드집업, 스티커, 리사이클백, 짐색 등으로 구성된 응원 패키지(6만원)를 구매해야 한다.

대한빙상연맹 홈페이지 갈무리

일반예매는 20일이지만 응원석은 16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팬들은 비인기 종목인데다 세계선수권대회보다 위상이 낮은 월드컵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KBO 코리안 시리즈 가격보다 비싸다”는 한탄이 나왔다. 코리안 시리즈는 가장 가격이 낮은 일반석은 3만원, 지정석은 4만5000~7만원 선에서 예매가 가능했다.

‘쇼트트랙 팬 일동’은 ‘대한빙상경기연맹과 주식회사 브리온컴퍼니에게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선예매가 이뤄지는 응원석은 관람비와 응원석 패키지가 결합된 상품으로 판매된다. 해당 패키지 가격은 1일차 9만9000원, 2일차 14만3000원, 3일차 14만3000원으로 모든 일차와 경기를 관람하고자 하는 경우 예매 수수료를 제외하고 38만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어 “지난 3월 동일한 경기장에서 진행된 2023 세계 쇼트트랙선수권에서 판매됐던 3일권의 가격은 10만원이었다”며 “9개월 전과 동일한 경기장에서 동일한 횟수로 경기가 진행되고 심지어 월드컵이 세계선수권보다 대회 위상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티켓 가격은 약 3.8배 인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판매되던 3일권이 이번에 사라진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일자별로 티켓을 각각 구입하면서 더 비싼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팬들은 “티켓 가격을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하고 응원석 패키지 끼워팔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커뮤니티에는 “자원봉사자로 인력을 채우기 때문에 인건비도 거의 들지 않는데 비용이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들은 “한국 팬들이 돈이 없어서, 혹은 보이콧하면서 안 가게 되면 결국 빈 자리는 중국 부자 팬들이 채워서 우리나라 선수의 응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그 피해는 한국 팬과 선수들이 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