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이 한국의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점령 중이다. 테무, 알리익스프레스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지난달 사용자 증가 폭 1·2위를 차지했다. 다만 지적재산권 침해를 비롯한 ‘짝퉁’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소비자 보호 필요성이 제기된다.
15일 아이지에이웍스 마케팅클라우드에 따르면 전월 대비 쇼핑 앱 월간 사용자 수(MAU) 증가 1위는 지난달 기준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57만3900명)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중국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의 전월 대비 증가 폭이 57만3500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토종 앱 중엔 CJ온스타일이 48만명으로 3위에 올랐지만 10만명가량 차이가 있다.
테무는 중국 판둬둬 산하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주로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공산품을 유통한다.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유럽 일본을 거쳐 지난 7월 한국에 상륙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7월 테무 앱 신규 설치 건수는 3000건이었지만 지난달엔 122만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같은 기간 37만건에서 73만건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절대적인 이용자 규모에서 토종 앱을 따돌리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달 월간 사용자 수는 431만명으로 위메프(302만명), CJ온스타일(346만명), 홈앤쇼핑(309만명) 등을 제치고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알리익스프레스는 10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지난 3월 처음 순위표에 이름을 올린 후 덩치를 키우는 중이다.
여기엔 중국 쇼핑 플랫폼 기업의 ‘초저가’ 전략이 주효했다. 테무는 최대 90% 할인, 90일 이내 무료 반품 등을 내걸며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전용 고객센터를 차리면서 사업 확장을 선언했다. 배우 마동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5일 이내 배송 보장’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해외직구 증가로 이어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해외직구액은 4조79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었다. 그간 국내 해외직구 시장 점유율은 미국이 가장 높았지만 중국이 이를 넘어섰다. 이 기간 전체 직구액 중 중국 직구액 비중은 46.4%, 미국은 29.1%였다. 중국발 직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6% 증가한 반면 미국발 직구액은 9.7% 감소했다.
다만 가품 유통에 따른 소비자 피해는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관에서 지식재산권 침해로 적발된 건수는 6만2326건으로 2018년(1만403건)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전체 해외직구 증가세를 크게 웃도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 반입된 짝퉁 상품의 99.7%가 중국산이었다. 올해 상반기도 중국산이 99.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쇼핑 앱이 국내 유통업계의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후생을 늘리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부가 엄격한 관리에 나서 가품 피해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