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 공유하는 ‘데이트통장’을 두고 ‘어째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냐’며 돌직구를 던진 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5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데이트통장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유가 뭔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소속이 ‘공무원’으로 표기돼 있다.
A씨는 글에서 “데이트통장을 쓰면 서로 절약할 수 있고, 매번 눈치 보지 않고 배려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더 많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A씨는 “데이트통장이 계산적으로 보여서 싫다는 것인가? 데이트통장을 안 써도 ‘다음엔 상대에게 얼마를 써야지’라는 생각이 들면 계산적이다. 이게 더 이상해 보인다”며 “서로 비용 부담도 덜고 ‘윈윈’하는 방향이 아닌가”라고 적었다.
A씨는 이어 “데이트통장이란 단어만 듣고 (자신을) 넉넉지 못한 남성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남자친구를 사랑하고 그가 나보다 무리해서 돈을 쓰는 게 미안하다. 함께 과소비를 지양하자는 의미에서 데이트통장을 제안하려 하는데 온라인상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많기에 왜 부정적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글에서 언급된 데이트통장은 연인 사이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데이트 전용 계좌다. 함께 매달 일정 금액을 입금하고 계좌 잔고 범위 안에서 데이트 비용을 충당하는 식으로 사용된다. 가령 각각 20만원 입금한 달에는 합산 40만원 이내에서 식비와 문화비 등 데이트 비용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주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 많이 이용된다.
데이트통장을 이용하면 과소비를 막아 서로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식사와 디저트, 선물 등을 번갈아 계산하는 과정에서 “다음에는 얼마어치를 사야 하나”를 고민하기 어려워하는 이들도 데이트통장의 주 사용층이다.
다만 연인 사이에 금전이 오간다는 점에서 데이트통장을 꺼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이 글에 “부부가 아닌 이상 언젠가 헤어질 수도 있는 사이인데, 금전적으로 공유하는 통장을 만든다는 게 꺼림칙하다”고 적었다.
정확히 절반씩 금액을 부담해 데이트를 한다는 것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네티즌은 “주로 데이트통장을 쓰자고 제안하는 사람들은 작은 금액에도 민감하고 돈을 쓰는 데 인색했었다”고 회고했다. 다른 네티즌은 “서로 배려하면서 데이트하면 될 일이지, 그렇게 계산적으로 연애하는 게 맞나 싶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