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오남’에서 ‘지여사’로… 대통령실, 방향 선회 조짐

입력 2023-11-15 16:23 수정 2023-11-15 17:09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대대적 인적 개편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40대 여성 인재를 대거 수혈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기존에 주류에 위치했던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에서 탈피해 ‘지·여·사(지역 기반 40대 여성)’ 인재를 영입하자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외연을 확장해 인재를 두루 넓게 쓰는 인사를 강조했다”며 “남들이 보면 파격적이지만, 서구권 기준으로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인사 흐름을 새롭게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기조 변화는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내가 모르는 사람이어도 좋다”며 1970년대생 여성 인재 풀을 대거 확충하라고 지시한 뒤의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19개 부처 중 환경부(한화진) 여성가족부(김현숙) 중소벤처기업부(이영) 등 3개 부처에서 여성이 장관직을 맡고 있지만 이 셋 모두 1970년대생은 아니다. 대통령실 수석 6명 중에서도 여성은 1971년생인 김은혜 홍보수석이 유일하다.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를 통틀어도 1970년대생으로는 1973년생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 수석이 전부다.

다만 보수 진영의 여성 인재 풀이 다소 한정돼있다는 점에서 인재 영입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보수 진영 울타리를 넘어 정치권 외곽이나 중도 진영, 지방 출신 인재를 적극 물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도 선수 출신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정부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제2의 장미란’이 절실하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다만 남성 또한 60대 이상이 내각 대부분에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1970년대 남성들도 중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총선 등을 앞두고 대통령실을 떠나는 수석비서관급 인사는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출마를 계획하는 장관들도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제수석에는 박춘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금융위원장에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새 대변인으로는 기자 출신 김수경 대통령실 통일비서관이, 뉴미디어비서관에는 최지현 부대변인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비서관과 최 부대변인은 각각 1976년생, 1977년생이다. 장관 인사의 경우 총선 출마를 고민 중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임으로는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거론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