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정관장의 아시아 쿼터 선수 렌즈 아반도(25)는 지난해 필리핀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한국 프로농구(KBL) 코트에서 데뷔해 2년차를 맞았다. 기존 주축 선수들이 은퇴와 이적, 군 입대 등으로 대거 이탈한 올 시즌 팀의 핵심 자원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경험한 아반도는 “우리가 계속 챔피언 위치를 지켜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반도는 그간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유형의 가드다. 농구 선수로는 크지 않은 188㎝의 키를 가지고도 엄청난 탄력을 앞세워 통쾌한 덩크슛을 터뜨려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달려가다 뛰어오르는 러닝 점프를 하면 바닥에서 손가락 끝까지의 높이가 348㎝나 된다.
그는 일대일 공격에도 능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개인기나 화려한 플레이만 고집하지 않는다. 가드 포지션임에도 팀을 위한 리바운드,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블록슛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평균 9.0점 2.3리바운드, 올 시즌엔 11.3점 5.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소폭 상승하고 리바운드 개수가 크게 늘었다.
아반도는 지난 12일 창원 LG전을 마친 뒤 “주요 선수들이 많이 이탈하면서 플레이스타일이 달라졌다. 모두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며 “김상식 감독을 믿고 지시에 따라 움직이며 팀 전술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14일 서울 삼성전 승리로 5연승을 달렸다. 리그 2위(7승 3패)다. 올 시즌 하위권으로 예상됐지만 아반도를 포함한 선수 전원이 팀워크를 무기로 고르게 득점에 가담하며 승수를 쌓고 있다.
아반도는 “주변의 평가는 신경쓰지 않는다. 지난 시즌도 성적이 안 좋을 거라고 했는데 우승했다”며 “늘 이기고 싶다. 저는 농구에만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반도는 키가 큰 성인 선수들을 자주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는 “장신 선수들을 만나는 건 익숙하다.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겨울 추위를 이겨내는 건 여전히 어렵다고 한다. 아반도는 “휴일에 집 밖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농구를 잘하기 위해 컨디션을 유지하는 비법”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