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6·25전쟁 참전용사가 70여년만에 전우들 곁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그는 생전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에 안장되길 희망해왔다.
15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레옹 보스케씨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 유해는 지난달 26일 국내로 봉환됐으며 벨기에 기념일인 ‘국왕의 날’에 맞춰 이날 안장식이 거행됐다.
안장식에는 유가족 대표로 딸 다니엘 보스케씨와 주한벨기에대사, 대한민국 외교부와 국가보훈부 관계자, 유엔군사령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딸 다니엘 보스케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을 가슴에 품었던 아버지가 여러 전우들과 함께 잠들게 돼 행복하다”며 “전쟁의 참담함을 겪었지만,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참전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유엔기념공원에는 보스케씨를 비롯해 13개국 참전용사 2327명이 안장돼있다.
보스케씨는 1928년 7월 30일에 태어나 지난 2월 4일 9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브뤼셀 소재 한 판지 공장에서 일하다가 ‘북한이 남한을 침공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주저 없이 자원입대했다.
고인은 특별임무부대 소속으로 6개월 동안 훈련을 받은 이후 총 2차례에 걸쳐 유엔군으로 참전했다. 그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전쟁 참상을 기록해 전우들로부터 ‘여행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참전 후 벨기에로 돌아가 요리사로 일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