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고 주택가의 좁은 골목으로 달아난 절도범을 끈질긴 추격 끝에 검거한 경찰관의 영상이 공개됐다. 주인공은 부산 남부경찰서 용호지구대 소속 박수림 경장. 시민들은 박 경장의 집념에 찬사를 보냈다.
영상은 경찰청 유튜브에 지난 14일 올라왔다. 사건은 지난달 15일 오전 9시50분쯤 부산 남구 용호동의 한 마트에서 발생했다. 한 남성은 마트 외부 진열대에 놓인 조화 한 다발을 훔쳐 달아났다. 마트 점주는 곧바로 남성을 잡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남성은 경찰의 도착 전에 달아났다.
순찰차가 도착할 때 남성은 주택가 골목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마트 점주와 종업원은 이 남성을 뒤쫓았다. 경찰의 추격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차량과 보행자가 있고 비좁은 주택가 골목에서 순찰차만으로는 추격을 계속할 수 없었다. 순찰차는 맞은편에서 다가온 승용차와 골목에서 마주하고 멈췄다. 맞은편 승용차는 곧바로 후진으로 길을 열어주려 했지만 좁은 골목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박 경장이 순찰차에서 내려 남성을 쫓아갔다. 절도범을 한참 쫓던 종업원은 지쳐 골목에서 가쁜 숨을 골라야 했다. 순찰차가 다시 움직여 추격을 계속할 때 골목 곳곳의 시민은 손가락으로 도주 방향을 가리키며 협조했다. 박 경장도 계속 달렸다.
포기하지 않는 박 경장의 집념은 달아나던 남성의 다리를 무겁게 만들었다. 결국 경사로에서 남성은 멈춰서고 허리를 숙여 숨을 골랐다. 박 경장은 달리기를 멈추고 남성을 붙잡았다.
박 경장은 경찰청 유튜브에 “평소 달리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도주범을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끈기 있게 달렸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유튜브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경찰관의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절도범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15일까지 이 영상 아래에 “훌륭하고 멋진 경찰관” “(경찰관용) 외근 조끼를 입고 근무화를 신은 채 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호응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