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인공지능(AI) 대표도시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디뎠다. 첨단3지구 AI집적단지에서 국가AI데이터센터가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다.
광주시는 15일 “세계적 수준의 국가AI데이터센터가 AI 개발기업 등에 대한 서비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AI집적단지의 핵심시설인 데이터센터는 초거대 AI 모델 개발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신속하게 제공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온 창업 초기기업(스타트업)도 원활한 AI서비스 개발·연구가 가능해져 정부와 광주시가 추진 중인 AI융합 생태계 정착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최신 성능 가속기 ‘H100’ 등을 통해 짧은 시간에 방대한 데이터 학습과 분석·활용을 이곳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화형 AI 챗봇 ‘챗GPT’를 능가하는 ‘H100’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게 된다.
H100은 ‘챗 GPT(4.0)’ 개발에 동원된 컴퓨팅 자원보다 3배 이상 높은 연산량을 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교한 패턴을 자유자재로 언제든 학습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이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초거대 AI모델 개발을 훨씬 앞당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연구개발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시는 1000여개의 AI기업이 고비용의 연산자원과 저장공간, 개발환경을 무료로 받고 AI모델 개발시간을 단축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MS의 ‘챗 GPT’, 구글의 ‘바드’ 등 활용도가 높은 AI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돼 초고성능 컴퓨팅 자원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H100과 국가AI데이터센터가 국내 AI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최대, 세계 10위권의 국가AI데이터센터는 H100과 더불어 20페타플롭스(PF) 규모의 고성능컴퓨팅(HPC)과 68.5PF 규모의 GPU 클라우드 혼용 방식으로 구축됐다. 총 88.5PF 연산자원과 107페타바이트(PB) 저장공간을 갖춰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다.
1PF는 초당 1000조 번의 수학 연산처리 능력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1PB는 6기가바이트(GB) 영화 17만4000편의 영화를 보관할 수 있는 용량이다.
국가AI데이터센터의 88.5 PF는 1초에 8경 8500조 번의 부동(浮動) 소수점 연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수도권 첫 AI 국가시설로 현재 가동 중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누리온 5호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이 시설은 총면적 3144㎡ 2층 구조로 AI 개발을 위한 260랙 규모 전산실에서는 6㎿의 대용량 전력을 사용한다. 시는 지난달 전체 구축량 50%인 연산자원 44.3PF, 저장공간 53.5PF 규모 자원 구축과 성능 테스트를 마쳤다.
시는 2019년 지역 균형발전 차원의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AI집적단지가 선정된 이후 첨단3지구 4만 7200㎡에서 AI집적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내년까지 국비 2798억원과 시비 910억원, 민자 408억원 등 4116억원을 투입해 국가AI데이터센터와 AI산업 융합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 중이다.
시는 AI집적단지를 구심점으로 지능형 메타버스 기술개발에도 나선다. ‘AI-메타버스 융합도시 광주’가 지향점이다.
김용승 시 인공지능산업실장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AI모델 개발에는 천문학적 데이터와 메모리 용량과 데이터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초고성능 컴퓨팅 자원이 필수적”이라며 “국가AI데이터센터 전면 가동을 계기로 잠재력이 뛰어난 AI 새싹기업 기업 육성과 세계 상위권 AI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