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호경일대호산대역’이 뭐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경북 경산 하양 연장 구간에 신설되는 역 이름이 지나치게 길고 부르기 어려운 이름이라는 지적이다.
경산시는 최근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2024년 하반기 개통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 구간 중 하양지역에 신설되는 2개 역사 역 이름을 ‘부호경일대호산대역’, ‘하양대구가톨릭대역’으로 결정했다. 시가 결정한 역이름은 지역명과 인근 대학명을 결합한 것이다.
이들 2개의 역 이름은 모두 8자로 대구 도시철도 역명 가운데 가장 길다. 특히 ‘부호경일대호산대역’은 지명에다 대학명이 두 개나 결합되면서 부르기도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현재 대구도시철도 92개역(1호선 32개역, 2호선 29개역, 3호선 30개역) 가운데 가장 긴 이름의 역은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으로 7글자 역명이다. 국내 도시철도 역명 가운데 가장 긴 이름의 역은 부산도시철도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으로 10글자다.
이에 따라 부르기 좋고 쉬워야 할 역명이 지나치게 길고 어렵다는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 도시철도 역명의 제정 기준 중 첫 번째가 ‘시민이 이해하고 부르기 쉬우며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하되, 각 역당 하나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규정에 어긋난다.
경산시 시정조정위원회가 대학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하고 3개 대학들이 요구하는 역명을 모두 그대로 이어 붙여 부르기도 힘들고, 쉽게 기억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결정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 이 위원회는 경산시의 부시장을 비롯한 당연직 공무원들로 구성돼 결국 경산시 입장을 대변하는데 그쳤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산시 관계자는 “역명 제정 기준의 두 번째에 ‘대학교와 인접하는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해당 대학교를 지역의 대표 명칭으로 인지할 수 있고 인근 주민의 다수가 동의할 경우 대학명을 고려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지역명+대학명’을 병기했다”고 밝혔다.
경산시는 지난 9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역명 공모에 4만여건이 접수됐고, 이들 중 8개로 추린 후 하양읍 의장협의회에 전달, 여론을 수렴해 다시 3개로 좁힌 후 시정조정위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역명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좋은 역 이름은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부르기 쉬워야 한다. 지나치게 긴 이름은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힘들다”며 “다만 역 이름은 해당 지자체가 결정한다. 지자체가 번복하지 않은 이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설 역명에 대구대를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했던 대구대와 대구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역명 결정은 ‘대학 상생’의 원칙으로 결정했어야 했다”며 “역명을 최종 확정할 때 대구대의 의견이 반영돼 지역대학이 지역과 함께 상생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하양 연장선 대구 구간 H1 정거장 역명을 ‘대구한의대병원역’으로 결정했다.
대구한의대병원은 현재 수성구 상동에서 동구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역세권 주요 시설이다. 병원 이전이 혁신도시 의료서비스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역명을 정했으며 ‘혁신역’도 역명으로 검토됐으나 불발됐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