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고물가로 바게트값이 오르면서 고객이 빵값을 마음대로 정하게 하는 이른바 ‘고물가 이벤트’를 진행하는 가게가 등장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북부에서 빵집 체인점 ‘마마트’를 운영하는 막심 르페브르는 이달 초부터 한 달간 매장 세 곳에서 고객이 직접 바게트값을 정하도록 하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르페브르는 “바게트는 기본 생필품”이라며 “지금은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라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60센트(약 852원)의 하한은 뒀다.
최소한의 하한을 두고 빵값을 고객이 정하게 한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르페브르는 대다수의 고객이 원래 가격인 1유로(약 1400원)를 내고 빵을 사 간다고 전했다. 또 일부 고객은 이 이벤트가 한 달 이상 지속돼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원래 가격보다 비싼 1.50유로(약 2200원)을 내기도 했다.
다만 20∼25%의 고객은 하한선인 60센트를, 10∼15%의 고객은 80∼90센트를 내고 바게트를 사간다고 한다.
해당 매장을 방문한 한 손님은 “평소 가격대로 지불했다”며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매체에 전했다.
프랑스인들에게 바게트는 한국인에게 쌀같은 주식이다. 가격은 평균 1유로 안팎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바게트에 들어가는 밀가루와 버터,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뛰었다. 전기료까지 오르면서 바게트값은 일부 프랑스인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일부 빵집에서는 2유로에 달하는 바게트도 등장했다고 한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