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파두 적극 해명 불구 추가 급락…금감원 조사 예고

입력 2023-11-14 15:56

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가 저조한 실적에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가는 또다시 급락했다. 금융당국은 파두의 상장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파두는 14일 전 거래일 대비 6.99% 하락한 1만77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파두는 지난 8일 실적을 발표한 이후 9~10일 2거래일 동안 45.3% 폭락했다. 이후 지난 13일 회사가 입장문을 내면서 소폭 반등했지만 이날 또다시 급락세로 전환했다. 실적 발표 전 약 1조689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이날 8622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파두의 3분기 매출액은 3억원대에 그쳤다. 특히 공모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2분기 매출은 5900만원에 불과했다. 파두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80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파두는 상장 전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를 1202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실제 매출은 15%에 그친 것이다.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실적을 과도하게 낙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파두는 입장문에서 “상장을 진행했던 시점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이익 미실현 기업으로 관련 법규에 근거해 요구되는 검토 및 입증 절차를 통해 상장됐기 때문에 그 과정에 있어 어떤 부정적인 요소가 관여할 수 없는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파두가 저조한 실적을 알고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누락했다면 자본시장법상 중요 사실 기재 누락에 해당할 수 있다. 상장 주관사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설명서에서 파두 기업 실사를 지난 6월 29일까지 진행했다고 밝혔는데, 2분기 실적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장 주관사와 파두가 심사 당시 실적을 제대로 제출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