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찰총장 탄핵 검토에…한동훈 “하루 한명씩 탄핵하나”

입력 2023-11-14 13:35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원석 검찰총장 탄핵소추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은 하루에 한명씩 탄핵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은 판사, 행안부장관을 탄핵했고, 방통위원장과 검사 세 명을 탄핵한다 했고 저에 대해 탄핵한다고 했다가 발을 뺐다. 오늘은 검찰총장을 탄핵한다고 했다가 분위기가 안 좋으니 말을 바꿨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만약 법무부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위헌정당심판을 청구하면 어떨 것 같으냐”며 “민주당이 말한 이원석 총장 탄핵이나 저에 대한 탄핵보다 민주당에 대한 위헌정당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더 낮다고 보느냐.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그런데 법무부는 위헌정당심판 청구를 할 계획이 없다. 국가기능을 마비시키고 혼란스럽게 해서 국민께 피해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길이라면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옳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은 자기들이 추진하는 탄핵들이 인용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총선 이후’ 기각될테니 남는 장사라는 정치적 계산으로 탄핵을 남발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민주당이 김 여사 주가조작 사건 수사 진행 상황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 “해당 사건은 검찰총장이 ‘전 정부에서 수사지휘권을 박탈해 수사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탄핵을 검토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020년 10월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다. 당시 사건을 지휘한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었다.

김 여사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은 지난해 9월 이 총장 청문회 때도 제기된 바 있다. 이 총장은 당시 “전임 장관님들께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는 지휘권 행사를 하셨고, 제가 총장 직무대리로 있는 동안에도 이 사건 관련해 보고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제가 수사 상황을 말하기 어렵다”며 “늘 일선에는 우리 법에 예외도, 성역도, 특혜도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바르게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가 연루된 주가 조작 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에는 “수사하고 있다”며 “여러 법률상 쟁점을 갖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송 지검장은 “수사팀 재편 이후 수사 중인 사건은 어느 사건이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기되는 의혹 전반에 철저히 수사해서 결과를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