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김 일병’ 생일 휴가 중 강남역 몰카범 잡았다

입력 2023-11-13 19:20
지난 9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서울 지하철 강남역에서 불법 촬영을 한 남성을 인계하는 모습.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생일을 맞이해 휴가 차 찾은 서울 지하철 강남역에서 시민들을 불법 촬영하던 남성을 붙잡은 육군 일병이 SNS상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 A씨는 13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계정에 “현역 군인의 용감한 모습을 제보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렸다. A씨가 ‘용감하다’고 칭찬한 군인은 육군 25사단에 복무 중인 김모 일병이다.

A씨는 “지난 9일 강남역의 한 점포 2층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둘러보던 중 남성 군인(김 일병)이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봤다. 그는 내 옆을 지나가던 다른 남성을 붙잡아 ‘휴대전화를 볼 수 있냐’고 물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김 일병은 주변에 있던 한 여성에게 “이 사람이 ‘몰카’를 찍은 것 같다. 신고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렸다고 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 일병에게 붙잡힌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불법 촬영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생일을 맞이해 휴가를 나온 김 일병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키고 목격한 내용을 진술한 뒤 떠났다고 A씨는 전했다.

김 일병은 “계단을 오를 때 (자신이 본 남성의) 휴대전화 카메라가 켜 있었다.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잡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멋진 마음으로 용기를 내 몰카범을 잡아 많은 피해자를 도와준, 25사단에서 복무 중인 용감한 김 일병을 칭찬해 달라”고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당부했다.

육대전 페이스북 계정 아래에는 “김 일병에게 포상 휴가를 줘야 한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이용자는 “군인이라면 민간인을 상대로 이런 일(범죄 신고)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훌륭한 일을 했다”고 격려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