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등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러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캐나다의 거물 패션 사업가 피터 니가드(82)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 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열린 공판에서 니가드 인터내셔널의 창업자인 니가드의 4개 성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결정했다.
성폭행 혐의 1건과 감금 혐의 1건에 대해선 무죄 결정이 내려졌다. 법원의 최종 선고는 이달 중 내려질 예정이다.
피해자들은 재판에서 니가드가 건물 구경을 시켜준다는 등의 말로 유인해 토론토 본사에 있는 자신의 비밀 주거 공간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했다고 증언했다.
범행은 1980년대부터 2005년까지 이뤄졌으며, 피해자 중에는 사건 당시 나이가 16세였던 미성년자도 있었다.
니가드 측은 재판에서 회사 직원이었던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만난 기억조차 없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따라 니가드는 캐나다 형사재판 절차가 끝난 뒤 미국 뉴욕으로 이송돼 인신매매, 공갈 등 9개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는다.
뉴욕 검찰에 따르면 니가드와 그의 사업 동료들은 모델을 시켜주겠다며 여성들을 모집한 뒤 바하마의 저택으로 데려가 약물과 술을 먹이고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 등을 받는다.
뉴욕 검찰은 당시 니가드가 최소 25년 동안 “자신과 동료들의 성적 만족을 위해” 패션업계에서의 영향력과 부하 임직원들을 활용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피해자들을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다수는 빈곤층 또는 학대 경험이 있는 취약 계층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가드는 뉴욕 검찰의 범죄인 인도 청구로 2020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돼 수감 생활을 해왔다. 니가드 측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범죄인 인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항소한 상태다.
핀란드 태생인 니가드는 50여년 전 캐나다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스포츠웨어 회사를 설립해 북미에서만 170개 매장을 거느린 대형 유통업체로 키웠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