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헌재소장 임기 11개월, 짧다”…보수 색채 지적엔 “유념하겠다”

입력 2023-11-13 17:25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가 보수적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들이지만, 보수라고 해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2018년 헌법재판관 청문회 당시 제기됐던 위장전입 의혹 등을 재차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 후보자는 ‘보수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에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보수가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국가나 사회의 이익을 상대적으로 좀 더 중시한다는 그런 점들이 (판결과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한다”며 “향후에는 폭넓게 다른 시각에서 사건을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11개월 잔여임기만 소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자는 2018년 10월 헌법재판관에 임명됐고, 재판관 6년 임기 중 11개월 정도가 남았다. 헌법과 법률상 헌법재판관은 연임이 가능해 일각에서는 소장 임명 시 이 후보자를 연임하도록 해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임기와 관련해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관례에 따라 잔여임기만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소장의 임기가 10~11개월 되는 것은 굉장히 짧다,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와 배우자의 과거 5차례 위장전입 문제를 다시 꺼내 들어 “만약 후보자 사건이 후보자에게 배당이 됐다고 한다면 유죄를 선고했겠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네, 그렇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솔직한 답변 감사드린다”고 했다. 다만 후보자는 “위장전입 문제로 사퇴할 생각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반포 한양아파트를 3억7000만원에 매입해 36억원에 매도했다. 일반 국민은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렸다”고도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들께서 부적절하게 생각하신다는 점을 이해하고 대단히 죄송하다”면서도 “그 아파트는 서초동 법원 옆 아파트였다. 당시는 가장 낡은 아파트라 시세가 싸서 매입했는데 20년간 살다 보니 재건축을 하는 바람에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투기 목적은 아니었고 그 집에 살며 바로 옆 직장(법원)에 다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2018년 청문회 때 말씀드린 것처럼 이유를 막론하고 고위공직자로서 과거에 잘못한 점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은 아들이 13살이었을 때 대치동 아파트에 위장 전입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사퇴 안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의 친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후보자는 2021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정직 2개월 징계 청구에 반발해 낸 헌법소원 사건을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라는 이유로 회피했었다.

이 후보자는 “저는 다른 사건에서도 당사자나 대리인이 제가 아는 사람일 때는 다 회피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가까워 회피 신청한 게 아니냐”는 송기헌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저는 가깝지 않더라도 형식적으로 그런 인적 관계가 있으면 회피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용민 의원은 “국민들은 윤 대통령 탄핵도 얘기하는데, 만약 탄핵이 헌재로 오면 회피하겠느냐”고 물었는데, 이 후보자는 “(2021년) 헌법소원과는 사안이 다르다. 직책 때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