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이달 중·하순 남해함대사령부가 있는 광둥성 잔장(湛江)에서 캄보디아·라오스·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5개국과 다국적 합동 훈련을 한다. 이곳 남중국해에선 스카버러 암초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평화 우의-2023’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훈련에서는 ‘연합 테러 대응과 해상 안전 수호를 위한 군사 행동’을 과제로 삼아 육상과 해상으로 나눠 합동 훈련과 지휘 연습, 테러·해적 대응 병력 동원 등을 수행한다.
중국 국방부는 “훈련 참가국의 도시 대테러와 해상 대테러·대해적 능력을 강화해 군사적 상호 신뢰와 실무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측 참가 병력은 남부전구를 주축으로 하고, 다른 참가국은 육상 병력과 수상 함정을 파견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에 따르면 ‘평화 우의’ 훈련은 2014년 중국군과 말레이시아군 간 연합 탁상훈련 형태로 시작됐다. 이듬해 양국은 말레이시아에서 처음으로 병력 동원 훈련을 했고 2018년엔 태국이 참가해 3국 훈련이 됐다. 올해는 캄보디아와 베트남도 합세해 규모가 더 커졌다.
올해 들어 중국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 군사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3월 캄보디아와 ‘금룡-2023 연합훈련’, 4월 싱가포르 해군과 연합훈련, 5월 라오스와 ‘우정의 방패 2023’ 연합 훈련을 했다.
미국도 지난 4월 필리핀과 30여년 만에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을 하고 6월엔 일본·필리핀의 해안경비대와 함께 필리핀 바탄주 인근 해역에서 3국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도 관측통의 시각을 빌려 필리핀이 지난 8월부터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도발하는 시점에 이번 훈련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의 군사전문가 장준쉐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훈련에 참여한 일부 국가도 남중국해에서 해양 분쟁을 겪고 있지만, 분쟁이 우호·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보호하기 위해 올바른 접근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번 합동훈련에 나서는 국가 중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도 남중국해에서 스프래틀리 군도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