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나서고 있는 경기 파주시에서 엄정한 경찰 수사를 통해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결정적 역할을 한 김원준 전 경기남부경찰청장이 특강을 진행했다.
김 전 청장은 강연을 통해 타협 없이 강력하고 지속적인 단속이 있어야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할 수 있다면서 ‘경찰의 집중 단속과 수사’를 강조했다.
시는 지난 10일 금촌동 평생학습관 대공연장에서 파주시 팀장급 이상 공무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성매매 집결지 폐쇄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에서 그간 성매매 근절과 성매매 피해자를 지원하고 연구한 전문강사진 2명과 함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내 업주를 대상으로 압수수색과, 업주 구속, 불법수익 추징보전 등 강력한 의지로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이끈 김 전 청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김 전 청장은 2021년 수원시와 함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주도한 인물로, 당시 현장에서 직접 겪은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파주시가 현재 추진 중인 성매매 집결지 폐쇄 정책을 성공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여러 시사점과 조언을 전했다.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성매매 업주들로부터 ‘자진 폐쇄’를 이끌어 낸 전국 최초의 사례다. 당시 경기남부경찰청은 김 전 청장의 지휘 아래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업소 단속을 벌였고, 업주들의 불법 비리에 대해 강력한 수사를 진행하는 등 수원시의 오랜 난제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연을 통해 김 전 청장은 과거 혜화동 일대 성인오락실 단속과 대림동 일대 조선족 폭력조직 소탕 등 재직 당시 수사 경험을 예로 들며 “마약이나 도박, 성매매 등 오랜 세월 동안 깊숙이 뿌리 내린 고질적 범죄는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면 뿌리 뽑을 수 없다”면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집중 단속과 수사를 펼쳐나가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청장에 따르면 수원시는 2014년부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나섰지만, 경찰 내부에서도 회의적 인식이 팽배했고, 업주들도 폐쇄 유예를 요구하는 등 반발이 잇따라 정책 추진의 동력을 얻기 힘들었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이 2021년 1월 부임하면서 타협 없이 강력하고 지속적인 단속에 나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성매매업소의 불법 영업에 대한 단순 단속에 그치지 않고 수백명의 경찰을 동원해 업주 비리에 대한 집요한 수사와 압수수색 끝에 불법 성매매와 탈세 등 범죄 혐의점을 찾아내 업주를 구속하고, 세무서에 탈세 신고를 통해 수십억원대의 재산몰수와 체납 세금에 대한 추징 등으로 압박했다.
그 결과 불법업소들이 너도나도 자진 폐쇄에 나서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60여년이나 존속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완전히 폐쇄에 이른 것이다.
강연 내내 성매매 집결지 폐쇄 과정에서 경찰의 의지와 역할을 강조한 김 전 청장은 지역 단위 경찰을 넘어 지방경찰청 단위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검토해 보라는 조언을 전했다.
김 전 청장은 “큰 배가 나아가는데, 이런저런 핑계가 나와도 하는 수 없다. 한 번 방향을 정했으면 할 수 있다”라며 “파주 용주골도 뿌리가 깊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절반은 한 것이고, 경찰, 소방, 시민, 언론이 유기적 협력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면 그 일을 함께해낸 우리 모두는 파주시를 발전시키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보람과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응원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이날 교육이 끝난 후 김 전 청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우리 세대에서 꼭 완수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는 생각”이라며 “중단없이 추진해 임기 내 반드시 폐쇄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