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4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개그콘서트’가 4%대 시청률로 출발했다.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 2TV에서 12일 오후 10시40분 방송된 ‘개그콘서트’ 1051회의 시청률은 4.7%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6월 26일 방송된 1050회의 시청률 3.0%를 월등히 웃도는 수치다.
이날 방송은 기약 없이 중단을 결정했던 3년여 전 무대에 선 출연진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편집해 내보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찍은 건 마침표가 아닌 쉼표” “그리고 3년4개월 하고도 20일”이라는 자막과 함께 무대의 막이 올랐다.
방송은 ‘2023 봉숭아학당’으로 시작했다. 남매 듀오 악뮤를 패러디한 ‘급동 뮤지션’, 인터넷 방송을 배운 90세 김덕배 할아버지, 플러팅 ‘성공률 100%’의 백 프로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개그콘서트의 웃음 포문을 열었다.
저출생으로 전교생이 두 명뿐인 ‘금쪽유치원’, 외국인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고부 갈등을 그린 ‘니퉁의 인간극장’, 결혼을 장려하면서 도리어 결혼하기 어려운 현실을 풍자하는 ‘대한결혼만세’ 등 사회상을 반영한 코너들도 무대에 올랐다.
새롭게 개그콘서트에 영입된 신인 개그맨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진상 조련사’ 코너에선 개그맨 김시우가 진상 손님 조련사 조진상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를 뽐내 눈길을 끌었다. 또 나현영은 정태호, 송병철과 함께 출연한 ‘볼게요’에서 주먹을 입안에 넣고, ‘스우파’ 잼 리퍼블릭의 오드리의 춤을 따라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과거 개그콘서트의 인기를 이끌었던 김원효, 정범균은 코너의 전면에 나서기보다 진행자나 보조자 역할을 맡는 모습을 보였고, 대부분의 코너가 신인 위주로 짜였다.
이처럼 개그콘서트는 약 80분의 방송시간 동안 다채로운 웃음 릴레이로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신인 개그맨들의 활약을 앞세우며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떤 웃음보따리를 풀어놓을지 기대감을 높였다.
개그콘서트 1052회는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 방송시간 연장에 따라 오는 19일 오후 10시40분 방송된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