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짜리 혹을 달고 살던 열세 살 노견 봉희의 이야기가 방송에 공개됐다. 13년간 봉희와 함께 살아온 할머니는 극적으로 혹을 떼어낸 봉희를 안고 눈물을 흘려 감동을 줬다.
지난 11일 방송된 TV 동물농장에서는 4.6㎏짜리 혹을 달고 사는 열세 살 노견 봉희가 출연했다. 봉희와 함께 사는 할머니는 55년 경력의 수선 장인이다. 매일 봉희를 위해 특별한 옷을 만들었다. 여름이면 모시옷을, 명절을 위해 한복을, 그리고 도톰한 겨울옷까지 무려 100벌이 넘는 옷을 만들어왔다.
그런데 봉희의 배에 지난 5월쯤 갑자기 작은 종기가 났다. 불과 두세 달 만에 종기는 커다란 혹이 되고, 걷기 힘들 정도로 배를 뒤덮어버렸다. 봉희를 만난 제작진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혹에 크게 놀랐다. 마치 배가 하나 더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런 혹을 달고서도 할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니 바닥에 배가 쓸려 상처가 났다. 병원을 찾았지만 이미 폐까지 암이 전이되어 너무 늦었다는 말만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물농장 제작진과 다시 병원을 찾았다. 청진조차 불가능할 만큼 거대한 종양 크기에 수의사마저 당황했다. 결국 외과 전문 수의사까지 긴급 투입됐다. 긴 검사 끝에 봉희의 종양은 악성종양으로 이미 폐까지 전이된 상태라 회복은 불가능하지만 다행히 혹 제거는 가능했다. 남은 봉희의 견생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3시간이 넘는 수술 끝에 혹을 제거할 수 있었다.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나 봉희는 할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허리에 붕대를 감고 모습을 드러낸 봉희는 7㎏의 가벼워진 몸이 행복한 듯 애교를 부리며 병원을 깡충깡충 뛰어다녔다. 그런 모습이 믿기지 않은 듯, 할머니는 연신 눈물을 흘리며 봉희를 끌어안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