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식당 사장이 최근 외상을 요구한 손님과 있었던 일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손님은 “음식이 너무 먹고 싶다”며 며칠 뒤 계좌로 돈을 송금해도 괜찮을지 물었고, 고민하던 사장은 ‘믿음’으로 음식을 보냈다. ‘먹튀’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 손님은 자신이 약속한 날짜에 돈을 입금했다.
11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런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신규 초보 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최근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A씨는 지난 5일 주문 한 건을 접수했는데, 접수 내용을 보자마자 고민에 빠졌다. 접수서에 ‘너무 먹고 싶은데, 혹시 11월 10일 계좌 이체 결제가 가능할까요. 죄송합니다. 힘드시면 주문 취소해 주세요’라고 적혀있던 것이다.
A씨는 잠시 고민하고는 이내 손님에게 “믿고 보내드립니다. 맛있게 드세요”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배달기사에게 말했고, 배달기사로부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소리를 들었다. 이 손님이 ‘상습범’이라는 것이다. A씨는 그래도 이 손님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이 내용을 접한 자영업자 중 상당수는 “주문을 취소하는 게 맞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돈은 아마 받지 못할 것”이라고 적었다. A씨도 반신반의했지만, 손님을 믿어보자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손님이 돈을 입금하기로 한 11월 10일. A씨는 해당 손님에게 “제가 전화까지 않도록 오늘 입금하세요”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문자를 보낸 후 가게일로 바빠 휴대전화를 한동안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문자메시지 한 통이 와 있었다. 그 손님이었다. 손님은 해당 문자메시지에서 “사장님 입금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A씨 계좌에는 음식값 2만5500원이 입금돼 있었다. 손님이 A씨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믿음으로 먼저 음식을 보냈지만, 돈을 입금 받기 전까지 5일간 신경도 쓰고 마음도 고생했을 텐데 잘 해결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정말 힘들어서 외상을 하는 분들도 있을 거고 아닌 사람도 있을 텐데 이런 글을 볼 때는 정말 따뜻하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