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스마트폰’ 도전… 애플 출신 부부, 옷에 붙이는 AI 기기 공개

입력 2023-11-10 11:11 수정 2023-11-10 11:14
미국 스타트업 휴메인이 개발한 'AI 핀'. 휴메인 제공

미국에서 ‘포스트(post) 스마트폰’에 도전하는 웨어러블 인공지능(AI) 기기가 나왔다.

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I 스타트업 ‘휴메인’은 9일(현지시간) 옷에 붙여 사용하는 AI 음성 비서 ‘AI 핀’을 공개했다. 휴메인은 애플 디자이너 출신 임란 초드리와 프로젝트 매니저 출신 베사니 본조르노 부부가 설립한 업체다.

AI 핀은 디스플레이 화면이 없는 기기로, ‘크래커 과자’ 정도의 사이즈다. 음성과 터치, 손 움직임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다. AI 기술은 오픈AI의 챗봇 챗GPT 기반이다.

손바닥이 AI 핀의 화면 역할을 하는 모습. 휴메인 제공

손바닥이 AI 핀의 화면 역할을 대신하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다. 손을 AI 핀 근처에 갖다대면 레이저가 손바닥에 정보를 표시한다. 예를 들어 전화가 올 경우 손을 가까이 대면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나타난다. 손 움직임으로 재생되는 음악을 바꿀 수도 있다.

AI 핀에는 카메라와 스피커가 탑재돼 있다. 기기를 두 번 누르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음식을 가까이 대면 카메라로 인식해 칼로리를 음성으로 답해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휴메인의 제품으로 AI에 대한 소비자 수요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가능성 등을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진 먼스터 딥워터에셋매니지먼트 연구원은 “어떤 기기로 AI 기술을 최적화할 수 있을지 시도하는 테크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AI 핀의 제품 시연에선 사진 촬영, 음악 재생, 문자 메시지 작성, 외국어 번역 등의 기능이 소개됐다. AI 핀의 응답 속도는 5초 가량이었는데, 이는 아마존의 음성비서 ‘알렉사’나 애플의 ‘시리’보다 느린 편이다.

WSJ는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내놓은 이후, 이를 대체하기 위해 스마트워치, AI 스피커, VR 헤드셋 등 여러 시도가 있었다”며 “그러나 어떤 것도 스마트폰만큼 일상생활의 중심이 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휴메인은 AI 핀 가격으로 699달러(약 91만원)을 제시했다. 월 서비스 요금은 24달러(약 3만1000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휴메인은 오는 16일부터 AI 핀의 주문을 받을 계획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