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1932년작 ‘시계를 찬 여인’이 1억3930만 달러(약 1820억원)에 낙찰됐다고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카소의 작품 중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시계를 찬 여인’은 피카소의 연인 중 한 명이었던 마리 테레즈 월터를 그린 초상화다. 피카소는 러시아 귀족 출신의 발레리나 올가 코클로바와 결혼한 상태였던 45세 때 17세였던 월터를 만나 10년 가까이 외도를 했다.
이 작품이 그려진 1932년은 피카소가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해로 그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로 꼽힌다.
줄리안 도스 소더비 현대미술 부문장은 ‘시계를 찬 여인’에 대해 “피카소의 기적의 해에 그려진 그림”이라며 “모든 면에서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올해 초 사망한 부동산 개발업자 에밀리 피셔 랜도의 컬렉션 중 하나로, 2015년 1억7930만 달러(약 2340억원)에 낙찰된 ‘알제의 여인들’에 이어 경매로 판매된 피카소의 작품 중 두 번째로 비싼 작품이 됐다. 올해 세계 경매 시장에서 팔린 미술작품 중 최고가 기록도 세웠다.
랜도 컬렉션을 시장으로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 등 세계 3대 업체의 가을 경매 시즌에는 25억 달러(약 3조2720억원) 상당의 예술 작품이 나올 예정이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