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23…이 숫자를 몸에 새기는 이스라엘인들 왜?

입력 2023-11-10 00:05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기습 공격로 경험한 슬픔과 분노를 잊지 않겠다며 몸에 문신을 새기는 이스라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영국 더 타임스지는 8일(현지시간) 하마스 공습에 친구를 잃은 한 이스라엘인이 자신의 다리에 문신을 새긴 사례를 소개하며 많은 이스라엘인들이 하마스의 공습을 받은 10월 7일과 희생자를 기리는 문신을 몸에 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이스라엘 문신 시술자는 “‘7/10을 얼마나 많이 그렸는지 까먹었다”며 “이제 눈을 감고도 ‘7/10’을 그려낸다”고 매체에 전했다.

하마스에 희생된 유대인을 애도하는 집회. 로이터연합뉴스

7/10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날을 뜻한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고 지금까지 1400명이 넘는 이스라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시술자는 “전쟁통에 누가 문신을 하러 올까 싶었는데 어느 순간 매일 문신을 시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일부를 제외하면 문신이 사회적 금기로 여겨져왔다. 구약성서에 문신을 금지하는 내용이 등장하고, 과거 독일 나치 정권에 학살된 희생자들의 번호를 연상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도 하마스 공습으로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이들이 기습을 기억하고 망자를 애도하는 차원에서 문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술자들은 “이번 사태 전까지 사랑하는 사람이나 자녀의 생일이 아닌 다른 숫자를 몸에 새기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전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