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렸다 땡큐”… 성시경, 콘서트 암표 거래 직접 적발

입력 2023-11-09 16:55
가수 성시경 매니저가 암표상과 나눈 대화 내용. 성시경 인스타그램 캡처

가수 성시경이 매니저와 함께 자신의 연말 콘서트 티켓 가격을 3배나 부풀려 팔려고 한 암표상을 적발했다.

성시경은 지난 8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우리 매니저의 취미생활’이라는 글과 함께 매니저가 암표상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대화 내용에 따르면 암표상으로 보이는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성시경 콘서트 VIP 좌석 티켓 두 장을 각각 45만원, 5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티켓의 공식 가격은 15만4000원으로, 정가의 3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이에 성시경 매니저는 A씨에게 구매 의사를 밝히며 접근한 뒤 좌석의 구체적인 위치와 계좌번호 등 정보를 파악했다. 이후 매니저는 A씨에게 “성시경 기획사다. 불법 거래를 목적으로 판매하는 티켓(공연 전일)은 모두 홀드 처리가 돼 계정 이동 및 취소 후 판매가 불가하게 조치가 취해졌다. 예매 티켓은 자동 취소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향후 팬클럽 가입 및 공연 예매 시 통보 없이 취소될 예정”이라며 “영업 방해 부분으로 다른 불법 거래상들과 함께 경찰서에서 연락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시경은 사진과 함께 “걸렸다 땡큐. 나쁜XX들 그 머리로 공부하지. 서울대 갈 걸”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암표 거래 급증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국감에서 암표거래 현황을 공개하고 적극적인 조치 및 해결책을 요구했다.

콘텐츠진흥원이 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중음악 공연 분야 암표 신고는 2020년 359건에서 지난해 4224건으로, 2년 사이 11배 이상 급증했다. 가수 임영웅 콘서트 암표는 한 장에 500만원 넘게 거래되기도 했다.

문제는 콘텐츠진흥원이 관련 법령 부족 등을 이유로 신고만 받고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공연 기획사나 연예인 소속사 등 차원에서 직접 대응에 나서는 상황이다.

임영웅 측은 콘서트 암표 판매 문제가 확산되자 “불법 거래로 간주되는 예매 건에 대해서는 사전 안내 없이 바로 취소시키겠다”고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아이유 측 역시 공연 티켓 부정거래를 신고한 팬에게는 해당 티켓을 증정하는 포상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