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 괴한 제압한 의인… 알고보니 ‘공대 교수님’

입력 2023-11-09 15:18 수정 2023-11-09 15:19

10대 여학생에게 묻지마 폭행을 가하던 괴한을 제압한 의인이 전북대 공과대학 교수로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다.

김태진 전북대 공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8일 전주의 한 도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던 10대 A양을 구하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는 사건이 벌어진 당일 오후 10시쯤 일과를 마치고 평소 달리기를 하던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의 한 도로에서 조깅을 하고 있었다.

한참 달리던 도중 한 50대 남성이 10대로 보이는 여학생을 무차별 폭행하는 모습을 보고 김 교수는 바로 몸을 날렸다고 한다. 그는 “학생의 얼굴에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남성은 피를 흘리는 학생의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며 “일단 남성의 팔과 다리를 제압하고, 학생을 진정시키면서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CCTV 자료 화면을 보면 A양은 바닥에 넘겨진 채 고개가 뒤로 넘어가도록 머리카락이 당겨지고, 안면 부위를 8분가량 구타당한다.

김 교수는 ‘평소 격투기나 무술같은 호신술을 익힌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냥 평소 달리기를 하는 정도다. 호신술을 배우지 않았어도 그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행동했을 뿐 대단한 일은 아니다”고 답했다.

김 교수의 적극적인 도움에 경찰은 가해 남성을 바로 검거했다.

피의자는 “여학생이 통화하고 있었는데, 나한테 한 말인 줄 알았다. 나를 비웃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이 남성을 구속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