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빈대 전파? “증식 가능성 낮아…귀가 전 옷 털어라”

입력 2023-11-09 14:05
지하철 빈대 방역 사진. 서울시 제공

최근 전국에서 빈대가 출현했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지하철과 기차 등 대중교통을 통해 빈대가 전파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는 대중교통에선 빈대가 증식·확산할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8일 YTN ‘뉴스라이더’ 인터뷰에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빈대가 전파·확산될 확률은 낮다”며 “너무 공포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환경이 빈대가 번식하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빈대는 이른 새벽에 흡혈하기를 좋아한다. 낮 동안에 대중교통은 굉장히 밝은 곳이기 때문에 빈대가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는다”며 “대중교통은 사람들이 계속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탔다가 내렸다 하기 때문에 빈대가 서식지에 숨어서 흡혈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움직이는 지하철에 진동도 있고 사람이 앉으면 체온도 느껴지다보니까 간혹 틈새에 숨어있다 기어나오는 경우가 있긴 하다”며 “그래도 대중교통이 빈대가 번식하고 증식하는 수단으로는 이용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합동대책본부는 지난 7일 기준 전국에서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가 30여건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중교통 이용 후 트레치코트에서 빈대 1마리가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진 않지만, 물리면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양 교수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뒤 빈대가 옮는 것이 걱정될 때는 옷을 털면 된다고 했다. 그는 “외투를 벗어 집에 들어가기 전에 현관에서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털어내면 진동을 느낀 빈대가 기어 나와 툭 털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주머니를 뒤집어서 안쪽을 확인하고 털어내면 빈대는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최근 빈대가 논란이 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대중교통에 퍼져서 피해를 주는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며 “그렇게까지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