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인터뷰 중 남자 화장실도” ‘궁금한 Y’ 비하인드

입력 2023-11-09 11:09 수정 2023-11-09 12:55
사진='궁금한 이야기 Y' 방송 갈무리

SBS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씨를 만난 후일담을 공개했다. 전씨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재혼 상대이기도 했다.

‘궁금한 Y’의 송민우 PD는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고급 아파트에서 30여분간 전씨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궁금한 Y’에 게재된 영상에 출연한 그는 취재 후일담을 밝혔다. 처음 전씨 취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 정도면 사기꾼은 확실한데 남잔가, 여잔가? ‘카더라’가 너무 많아서 궁금했다”며 “도대체 무엇을 원해서 성별까지 바꿔가며 누군가의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놀았나. 나이도 어리고 과거 전과가 있는 상황에서 뭐하는 사람인지가 제일 궁금했다”고 말했다.

'궁금한 이야기 Y'의 송민우 PD. 유튜브 채널 '궁금한 Y' 영상 갈무리

전씨를 만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최은영 작가가 80~90통의 전화를 해 비로소 전씨를 설득할 수 있었다. 전씨는 최 작가에게 “친구로서 만나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나 그 뒤로도 송 PD는 두세 번 만남에 실패했다. 밤 10, 11시에만 연락이 닿던 전씨가 갑자기 오라고 할 때가 많았다. ‘1시간 걸리니까 기다려 달라’고 해도 나오지 않았다. 인터뷰가 겨우 성사된 날에도 전씨가 내려오기까지 3시간을 기다렸다고 했다.

송 PD는 “피해자들에게 했던 전화, 강연에서 보여줬던 당당한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틀거리면서 내려왔다”며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웃음을 어떻게 참았냐’는 댓글도 있던데 (당시) 웃음이 나올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고 정신 상태가 많이 혼란스러워 보였다”며 “자기가 불리하면 전화 받고, 한참 엎드려 생각하다가 담배를 피웠다. 아니면 화장실을 갔다왔는데 남자화장실을 가더라”고 했다.

인터뷰에 응한 건 ‘언론플레이’를 위한 전씨의 전초전이었다고 봤다.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보다 방송을 이용하려고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송 PD는 “‘방송은 언제 나가냐’, ‘당장 내일 (방송이) 나갈 방법이 없냐’고 얘기했다”며 “그 이후 ‘채널A’ 보도가 나간 것을 종합해볼 때 언론플레이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30분이란 짧은 시간 전씨는 거의 담배 반 갑을 피웠다. 송 PD는 “담배 피우러 내려온 것 같았다”는 농담을 했다. 그러면서 “담배 반 갑 이상을 뺏겼다. 그거라도 줘야 인터뷰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전씨가 갑자기 윗옷을 들어올리며 가슴 절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을 땐 “이게 진짠가 싶었다. 이 상황도 혹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했다”며 “다 거짓말인데 유일하게 하나 지킨 게 본인 가슴 절제술 한 거였다. 그건 진짜로 실행에 옮긴 거였다”고 했다. 이어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 이런 느낌으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게 아닐까 한다”고 첨언했다.

방송 당시 시청자들이 궁금해했던 전씨의 눈 주변 멍에 대해선 “만났을 때 목 이런 데 상처가 좀 있었다. 본인 말로는 자기가 너무 힘들어서 방 안에 봉을 설치하고 목을 매달았는데 봉이 떨어졌다더라”고 전했다.

가장 화제가 됐던 ‘전청조 춤’을 편집하게 된 비하인드도 밝혔다. 송 PD는 “어렸을 때부터 허무맹랑한 거짓말로 사람을 등쳐먹고도 신나게 놀고 있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킹받는 춤’으로 심심할 때마다 한번씩 보려고 소장하고 있다”며 웃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