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은 못쓰는 것이여” DJ 성대모사한 인요한

입력 2023-11-09 10:50 수정 2023-11-09 11:51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추구한 가치인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며 “정쟁 좀 그만하자”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이 “보복을 멈추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투를 흉내 내자 객석에선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자리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참석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선 인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위대한 점 가운데 하나로 화해와 용서를 꼽았다.

인 위원장은 1994년 광주에서 김 전 대통령과 독대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그는 “박정희 대통령은 돌아가셨지만, 전두환 대통령은 살아 있지 않나. 선생님, 왜 보복을 안 합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시기에 외신기자 통역자로 활동한 인 위원장은 군부독재 시절 김 전 대통령이 겪은 고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인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인 원장, 보복이라는 것은 못쓰는 것이여”라는 답변을 전했다. 미국 선교사 가문의 후손인 인 위원장은 평소 자신을 “전라도에서 자란 순천 촌놈”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사투리에 익숙하다.

인 위원장은 “그러고서 30분 동안 넬슨 만델라 강의를 들었다”며 “백인들이 그렇게 못살게 했는데 나라를 위해 모두 포용한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및 후원의 날'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인 위원장은 “1998년 영광스러운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날, 머리가 좀 벗겨진 분이 오셨더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도 언급했다. 이어 “그 옆에 노태우 전 대통령도 왔다. 이 거룩한 장소에”라면서 “속으로 분노했지만 내 생각이 짧았다는 걸 깨달았다. ‘DJ는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는구나. 참으로 노벨상감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제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으면서 오늘 여기 오니까 저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당 안에서는 엄청나게 미움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솔직히 의사가 아주 쓴 약을 처방했다. 그 약을 먹고 빨리 낫기를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한 말씀을 전라도 말로 해야 쓰것어”라면서 “민주당도 그렇게 크게 자랑할 게 없다. 정쟁 좀 그만하고”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 대표님, 이제 정쟁 좀 그만합시다. 그만하고 나라를 위해 같이 싸우자”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