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9~10일 ‘경고 파업’ 돌입…막판 교섭 결렬

입력 2023-11-08 21:17 수정 2023-11-08 23:24
서울 지하철 역사 내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9일과 10일 ‘경고 파업’에 돌입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노사 양측은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인력감축 문제 등을 두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최대한 시민 불편을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시민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사는 8일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재개했지만, 약 2분 만에 정회했다. 노사는 이후 실무 교섭을 이어갔으나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사측은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사측의 일부 변화된 제안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공사는 인력감축, 안전업무 외주화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며 “또 정년퇴직 인력조차 채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이어 “오늘 상황을 고려해 서울시와 사측의 전향적 입장변화를 촉구하는 의미로 내일부터 10일 주간 근무까지 경고 파업에 돌입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조 관계자는 “경고 파업에 돌입하지만 사측의 변화된 입장이 있다면 파업 중에도 교섭할 의향이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간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 ‘인력감축 문제’가 협상 결렬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언급한 경영혁신안이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는 또 인력 감축을 무리하게 할 경우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감축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고 파업 기간은 9일부터 10일 주간 근무(오후 6시)까지인데, 노조는 출근시간 이후인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나선다.

노조는 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와 체결한 필수유지업무 협정에 따라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협정에 따라 출근시간대는 100% 운행률을 유지한다.

다만 퇴근시간대에는 운행률이 평상시 대비 87% 수준으로 떨어져 지하철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낮 시간대 지하철 운행률 역시 평소와 비교해 82%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