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서 쓰러진 日남성 구하고 보니 ‘이 사람’이었다

입력 2023-11-08 20:54
인천국제공항 모습. 연합뉴스

법무부 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70대 일본인 남성을 심폐소생술(CPR)로 살렸다. 이 남성은 지역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이와쿠라 히로후미(73) 홋카이도 도마코마이시 시장이었다.

8일 인천공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5시15분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2층 입국심사장에서 70대 일본인 남성이 쓰러졌다. 이 남성 일행들은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어쩔 줄을 몰라 했고, 주변 승객들도 발을 동동 굴렀다.

정종섭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심사13과 팀장은 승객이 쓰러졌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곧바로 달려갔다. 정 팀장은 직원들에게 119에 신고하는 한편 심장제세동기(AED)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정 팀장은 남성이 입고 있던 셔츠와 벨트를 즉각 풀었다. 정 팀장은 AED를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남성 가슴에 시술을 한 듯한 패치를 발견하고는 CPR을 하기 시작했다. AED를 사용했다가 남성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 팀장이 CPR을 하는 동안 다른 직원 2명도 이 남성 팔과 다리를 계속 주물렀다. 정 팀장은 약 10분간 CPR을 이어갔고, 그 사이 공항 119대원이 도착했다. 이 남성은 공항응급센터로 이송됐고, 곧 의식을 되찾았다.

이 남성은 이와쿠라 시장으로, 도마코마이 항구 홍보차 전날 방한해 오는 10일까지 머물 예정이었다. 정 팀장 등은 그가 일본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쿠라 시장은 일본 자유민주당 출신 정치인으로, 2000년 중의원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이후 2006년 홋카이도 도마코마이 시장으로 당선돼 5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