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파산, 美 부동산도 ‘출렁’… 금융권 부담 우려도

입력 2023-11-08 17:57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가 경영난 끝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그 여파가 부동산과 금융, 일부 시의 세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CNN은 “전문가들은 위워크의 파산으로 인해 사무실 건물을 빌려준 상업용 임대인들의 재정적 스트레스가 가중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위워크는 지난 6일 미국 뉴저지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일부 임대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설립 후 공유경제의 흐름을 주도한 이 회사는 한때 기업가치가 470억 달러(약 63조원)에 달했다. 2년 전 상장까지 했으나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금리 인상 등의 악재로 경영난이 심화됐다. 올 4월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할 만큼 상황은 악화됐다.

위워크의 몰락에 미 부동산 시장까지 출렁이고 있다. 그동안 공유오피스의 미래를 내다보고 사무실을 빌려준 임대인들 역시 부채를 떠안을 위기에 처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위워크의 파산으로 인해 공실이 증가하면 세입자들의 임대료도 낮아진다”며 “고금리 상황에서 빚을 갚기 위해 허덕이는 임대인에게는 부담이 가중되고, 현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N은 “최악의 경우 대출금이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임대인들의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은행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시의 세수(상업용 재산세)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상업용 임대인들의 위기는 고스란히 중소은행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 금융권은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으로 어려움이 큰 상태다.

무디스의 경제학자 에르멩가르드 자비르는 보고서를 통해 “이미 자금 조달난과 가치 하락에 직면해 있는 오피스 부동산은 이제 예상치 못한 ‘공실’이란 물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워크의 파산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보스턴의 사무실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뉴욕시의 경우 사무실 건물로부터 걷는 세수가 전체의 21%를 차지한다.

상업용 부동산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사무실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줄었다. CNN은 “부동산 업자들은 위워크 사무실의 임대료를 낮춰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려 하겠지만 이마저도 마땅치 않다”며 “건물의 용도를 전환하려고 해도 일부 건물은 규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