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 미디어상에서 ‘슬릭백(Slickback)’ 춤 영상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무리하게 이를 흉내를 내다 부상을 호소하는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양발을 교차하면서 뒤꿈치로 뛰어오르는 동작이 무릎·발목에 큰 무리를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슬릭백 챌린지 하고 싶은데 해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30대 A씨는 “저는 전방 십자 인대가 파열돼 재건하고, 반월판 연골 외측을 봉합한 상태”라면서 “발차기를 하면서 옆으로 이동하는 슬릭백 챌린지가 있던데, 해도 되는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여러 누리꾼들이 댓글을 통해 “슬릭백 하면서 그대로 병원으로 들어가면 된다” “2차 수술 준비하면 된다” “재수술각” 이라는 등 부상 위험을 지적하는 반응을 쏟아냈다. A씨의 게시물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공유되면서 슬릭백 열풍을 새삼 실감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열풍을 일으킨 슬리백 동작은 양발을 앞뒤로 교차하면서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춤을 말한다. 발뒤꿈치로 뛰어오르면서 다른 발을 앞으로 뻗는 것이 특징이다. ‘공중부양’을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최근 틱톡, 유튜브 등 전 세계 SNS에서 슬릭백에 도전하는 누리꾼들의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선 대구 용산중학교 3학년 이효철(16)군이 지난달 16일 올린 영상이 슬릭백 열풍의 도화선이 됐다. 당시 영상은 공개 5일 만에 틱톡 조회수 2억뷰 이상을 기록했다. 이후 남녀노소 구분없이 슬릭백에 도전하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배우 허성태는 SNS에 4차 시도 끝에 성공한 슬릭백 영상을 올리며 “어릴 적 문워크를 성공했을 때 만큼의 환희”라고 적었다. 프로듀서이자 춤꾼으로 통하는 박진영도 지난 4일 슬릭백 영상을 올렸는데, “봉산탈춤에서 본 적 있다” “이건 부도체 같다”는 반응이 나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만 최근 슬릭백에 도전하다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도 잇따른다. 배우 전혜빈은 SNS에 다리에 깁스를 한 사진과 함께 “슬릭백 동작은 발목 염좌나 타박상 외 다양한 무릎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스트레칭으로 발목과 무릎의 긴장을 풀어주고, 미끄럽지 않은 지면에서 무리하지 않은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영상 조회수 2억뷰 이상을 기록한 이군도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다리에 힘을 주고 춰야 해서 ‘너무 많이 하면 허벅지 안쪽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슬릭백 동작을 무리해서 따라하면 무릎·발목 등에 부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서서히 동작의 강도를 늘릴 것을 권한다. 발목을 감싸고 쿠션이 들어간 신발을 신거나 무릎 보호대와 테이핑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동녕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점프하고, 양발을 교차하면서 원형으로 도는 슬릭백 동작은 발목 염좌나 타박상 외 다양한 무릎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스트레칭으로 발목과 무릎의 긴장을 풀어주고, 미끄럽지 않은 지면에서 무리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