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영업 미쉐린 식당, 문 닫은 이유… “갈수록 비싸져서”

입력 2023-11-08 14:12 수정 2023-11-08 14:15
사진=딘스 에이픽 홈페이지 갈무리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지역의 미쉐린 스타 식당이 26년의 영업 끝에 문을 닫았다. 주된 이유는 비싼 음식값 때문이었다. 최근 해외에선 오랜 전통의 미쉐린 인증 식당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팬데믹 후 치솟는 식재료 물가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고, 고객들은 점점 고급 식당으로 향하는 발길을 줄였다.

1990년대 북아일랜드 요리사 마이클 딘이 시작한 고급 식당 딘스 에이픽(Deanes EIPIC)은 1997년 댄스로 문을 연 지 1년 만에 첫 미쉐린 스타를 수상했다. 그러나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고객들의 가격 민감도 증가, 코로나, 브렉시트 및 생활비 위기의 영향으로 연말까지 운영 후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딘스 에이픽 홈페이지 갈무리

수석 셰프 알렉스 그린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이후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비용은 두 배로 증가했고, 통제할 수 없게 급증했다”며 “그렇다고 음식 가격을 두 배로 올릴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테이스팅 메뉴(다양한 메뉴를 시식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식사)의 경우 100파운드(약 16만원)였다. 고급 식당치고 크게 비싼 수준은 아니지만 소도시의 소비력으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최근 고급 식당에 대한 손님들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크다. 그린은 “하얀 린넨 식탁보와 서비스, 고급스러운 물건 등을 갖춘 식사는 점점 과거 시대의 일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레스토랑 르 가브로쉬의 음식 사진. 트립어드바이저 홈페이지 갈무리

딘스 에이픽 외에도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미쉐린 스타 식당들이 세계 곳곳에서 폐업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 하나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노마(Noma)가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노마의 주인 르네 레드제피는 뉴욕 타임스에 “고급 식사 사업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8월에는 미쉐린 스타 2개를 보유한 런던 레스토랑 르 가브로쉬가 내년 1월에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